2024년 4월 20일(토)

[파아란 하늘을 돌려줘-③] 미세먼지 없애는 것? 결국 ‘시민’의 힘

[파아란 하늘을 돌려줘-③]

 

미세먼지 정보 한눈에 보는 온라인 플랫폼 ‘미세먼지 안녕’

환경 정책 캠페인 앞장서온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인터뷰

 

오늘도 ‘나쁨.’

현관문을 나서려던 당신은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다. 현재 수치는 60(㎍/㎥)으로 ‘보통’. 오후엔 ‘나쁨’ 수준이 되니 마스크를 챙기란다. KF 인증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서다 올려 본 하늘은 오늘도 역시 잿빛. 물 많이 마시고 마스크 쓰라는 정부의 행동요령만 지키고 있으면 되는 것일까. 미세먼지 없는 파아란 하늘을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미세먼지로 갑갑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곳이 생겼다. 시민단체 서울환경연합이 지난 3월 오픈한 온라인 플랫폼 미세먼지 안녕’(http://byedust.net)이다. 미세먼지 안녕은 미세먼지의 문제점부터 개선 방안,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 이행 점검, 시민 실천 사항까지 망라한 국내 유일의 ‘미세먼지 플랫폼’.

여기엔 미세 먼지 정보와 함께 경유차 관리·차량 2부제·매연 차량 신고 등 실천 팁을 안내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미세 먼지 공약 분석은 물론, 시민들이 직접 미세 먼지에 대한 의견과 대안을 댓글과 영상으로 공유하는 창구도 마련했다. 정부와 서울시의 환경정책 이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점검, 평가하는 메뉴도 눈에 띈다. 개설 한 달 만에 입소문을 타고 1200여 명이 플랫폼을 찾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13일, 미세먼지 안녕을 기획한 서울환경연합의 이민호 기후에너지부문 활동가와 신우용 활동국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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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안녕’ 플랫폼을 기획·운영 중인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박혜연 기자

 

◇ 미세먼지 정보 한데 모은 친절한 플랫폼

 

ㅡ ‘미세먼지 안녕’을 소개해 달라.

“미세먼지 안녕은 미세먼지란 무엇인지, 왜 생겨나는지 등 각종 정보를 한데 모은 플랫폼이다. 관련 쟁점을 비롯해 ‘시민실천 10가지약속’, ‘나도 한마디!’ 등 현재까지 총 7개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환경부가 지난 16년 7월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내놓았는데, 이런 대책이 지금까지 얼마나 이행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도 있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직접 실천하거나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SNS를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 의견도 받는다.”

ㅡ ‘미세먼지 안녕’ 플랫폼을 처음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정부나 지자체의 미세먼지 대책을 감시하고, 또 이를 이행하게 할 곳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미세먼지 관련 정보들이 제각각 흩어져 있어서,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필요도 있었다. 무엇보다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리고, 지금까지 서울환경연합이 해온 활동들도 홍보하고자 했다. 그래서 지난 1월부터 두 달간 준비한 끝에 3월 초 미세먼지 안녕 플랫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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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안녕’의 메인 페이지 전경.

ㅡ 플랫폼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지금까지의 현황은.

“전반적으로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 사실 플랫폼은 완성본이 아니라, 아직도 만들어져가는 단계다. 특히 요즘처럼 미세먼지 이슈가 많을 때는 거의 실시간으로 새로운 콘텐츠들이 올라간다. 오늘 아침(13일) 9시에도 서울운동연합이 차기 정부를 향해 ‘임기 내 미세먼지 오염수준을 절반(2015년 연평균 PM10 48㎍/㎥·PM2.5 26㎍/㎥ 에서 2022년 연평균 PM10 30㎍/㎥·PM2.5 15㎍/㎥)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이를 위한 7가지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앞으로는 온오프라인상에서 만나는 시민의 목소리도 계속해서 담을 생각이다. 쌍방향 소통이 보다 활발한 플랫폼으로 구성해나가려 한다.”

◇ 미세먼지 정책 얼마나 지켰나···모니터링 역할 강화 

 

지난 2016년 7월, 환경부는 대대적인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내놓았다. 서울시 역시 같은달 대기질 개선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서울환경연합은 그간 정부 및 지자체들이 내놓은 대책이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감시하고 이행을 촉구해왔다. ‘미세먼지 안녕’ 플랫폼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시민들이 플랫폼을 통해 미세먼지 대책 중 이행된 것과 되지 않은 것을 직관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정부를 ‘압박’하도록 한 것.

ㅡ 서울환경연합이 이전에도 미세먼지 관련 활동을 해왔나.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한 캠페인은 지금처럼 미세먼지가 이슈가 되기 전인 2013년부터 꾸준히 해왔다. 초기에는 주로 시민 캠페인을 했다. 대학생 서포터즈로 선발된 300여명이 전국 미세먼지 측정소를 직접 찾아가, 측정 기준이 제대로 돼있는지 오류는 없는지 확인했다. 지난 2015년엔 ‘미세먼지 안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고, 서울시·환경부와 미세먼지 관련 정책 포럼을 열거나 정책제안, 국회 토론회, 1인 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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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4월 16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227㎍/㎥에 달한 날의 사진. ⓒ서울환경연합

ㅡ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안건은 무엇인가. 

“정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훼손을 막는 것. 즉, 자본과 이윤의 논리로 공공 자원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한다. 둘째는 복원이다. 복원을 하려면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에너지 관련해선 석탄발전소를 축소하고 신규 증설 계획을 취소해야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한다. 

 ㅡ 미세먼지 관련 대처를 잘하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는 없는가. 

“물론 잘하는 곳도 있다. 올해 3월에는 경남도교육청이 도내 학교들에 미세먼지 측정 장비를 달았다. 지난 10일에는 서울시교육청도 학교 미세먼지 종합관리 대책을 내놓았다. 시범계획으로 시범학교를 몇 군데 지정해 미세먼지 측정 장비를 달고 수업도 조정하고 관리한단다. 각 지자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게 교육청 차원에서 하기엔 한계가 있다. 결국 중앙정부에서 이런 시도들을 포섭해갈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 미세먼지 관련 예산 계획이 적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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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

 

◇ 미세먼지 없는 하늘, 시민의 힘으로 

 

19대 대선을 앞두고 미세먼지 관련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신 국장은 “시민의 입장에서는 선언적 공약보다 구체적 목표를 제시해주기를 바란다”며 “미세먼지 농도를 ‘언제’까지 ‘얼마나’ 줄이겠다는 세부 정책이 나와야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힘을 실어줄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활동국장은 주저 않고 “시민의 힘”이라 답했다.

 ㅡ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전국의 시민 모두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행동해야한다. ‘미세먼지 안녕’ 플랫폼에 있는 ‘시민실천 10가지약속‘처럼, 자전거를 타거나 나무를 심는 등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 더 나아가서는, 시민들이 의원, 학교, 관련 단체들에 미세먼지와 관련된 요구를 끊임없이 해야한다. 본인의 가정과 아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소소한 움직임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애쓰는 시민단체 등에 직접 후원하고 회원으로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천은 제도를 바꾼다.” 

ㅡ 비영리단체나 시민단체에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서울환경연합 사무실에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이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위해 주민들이 직접 힘을 모았다. 광진주, 삼각산 재미난마을 등 서울에만 3곳이 설립됐다. 유럽에는 이러한 모델이 상당히 발전돼있는데, 국내 영리기업들도 외국처럼 자진해서 국제환경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 그에 대한 윤리적 소비를 일으키고 재분배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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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과 같은 위치에서 찍은 사진. 미세먼지 농도가 불과 19㎍/㎥였던 보기 드문 날이었다. ⓒ서울환경연합

ㅡ 앞으로 미세먼지와 관련해 기획 중인 활동이 있는가. 

“4월 말, 시민행동조직 ‘미행(미세먼지 이전에 행동입니다)’을 발족한다. 정책을 비판도 중요하지만, ‘언제’까지 ‘얼마나’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정책,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 등을 행동으로 요구해갈 예정이다. 시민 참여를 확산해 정부 및 기업 등을 압박할 계획이다. 시민이 요구하면 정부는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목소리를 ‘미세먼지 안녕’ 플랫폼에 담을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이 플랫폼을 우리가 아니라 공공에서 가져가 제도화해야 진짜 성공이다.”

ㅡ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사실 본격적인 건 5/9일부터다. 대선 이후부터가 진짜다. 선거가 끝나면 ‘결과보고대회’ 같은 형식으로 차기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내놓은 공약을 이행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체크할 예정이다.”

 

<strong>서울환경연합과 함께 미세먼지 없애는 방법</strong>
하나. 미세먼지 안녕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접속하세요.

플랫폼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을 함께 감시·점검해주세요. 

둘. ‘#Votefor 미세먼지 없는 맑은하늘’

19대 대선 후보의 미세먼지 공약을 비교(여기를 누르세요!)해보세요.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가져다줄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세요.

셋. 서울환경연합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미행’ 등 다양한 시민 활동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정기후원과 활동으로 직접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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