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여문환의 비영리 현장 이야기-②] 장애인에게 경제교육을 한다고요?

우리 기관☞JA코리아 은 그동안 저소득 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경제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농산어촌 마을 소재 학교, 분교, 보육원, 청소년 교도소, 북한 이탈 청소년, 베트남과 필리핀과 같은 다문화 가족의 어린이들 그리고 작년부터는 미혼모들에게도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소외 계층의 청소년들을 접할 때마다 색다른 어려움을 접한다. 미혼모들은 사회적 편견을 제외하고라도,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예컨대 교육을 받을 동안 그들의 아이를 돌보아 줄 도우미가 절실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여 하나둘씩 우리 프로그램을 마치고 사회 혹은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그들을 볼 때 정말 가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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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JA코리아가 시작한 장애인 경제 교육 프로그램 현장. ⓒJA코리아

2016년부터 장애인을 위한 경제교육을 시작했다. 그것도 지체장애인보다도 오히려 발달장애인 쪽이 훨씬 많았다. 어렵게 평가지표도 만들고 나도 직접 현장답사를 다녀왔다. 가기 전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었다. “일상생활도 어려운데 경제교육이 잘 될까?” 시작이 반이라 벌써 한 학기가 지나고 평가회도 가졌다. 전국에서 20명 가까운 장애인 시설 및 기관에서 직접 교재를 가지고 8시간 이상을 직접 가르친 결과를 서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잘 진행되었던 점, 문제점들 그리고 개선점들을 논의하는 가운데 한 담당 선생님께서 그동안 어려운 점을 말씀하시면서 울음을 터뜨리셨다.

장애인들에게 무슨 경제교육을 해요?

출발부터 어려우셨다고 하신다. 기관으로부터, 학부모로부터 매우 부정적 시선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으신 것이다. 하지만 한 번도 주위 집중을 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서서히 변화했으며 돈, 상품, 은행, 마트 등 기초적 경제생활에 최소한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어떤 친구들은 직접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집에 와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경제교육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보이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신의 벽은 높으며, 거기에는 놀랍게도 장애인 아이들을 세상에 숨기고 싶어하는 부모의 닫힌 마음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벽이 높다는 사실의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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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JA코리아가 시작한 장애인 경제 교육 프로그램 현장. ⓒJA코리아

그렇다. 이쯤 되면 사회적 소외계층의 교육, 특히 경제교육은 여러 층위의 사회적 편견과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다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첫째, 사회로부터, 둘째는 부모로부터, 셋째는 실행기관의 기관장으로부터, 넷째는 시장경제교육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생긴다. 그렇지만 눈물을 닦으시는 담당 선생님들은 꿋꿋하게 말씀하신다.

단 한 명의 학생들이라도 좋아하면, 계속할 것입니다.

이런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 기관이 존재하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은 것이다. 다시 한번 우리가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여문환의 비영리 현장 이야기
여문환 JA코리아 사무국장이 비영리 국제 청소년 경제교육기관인 JA코리아 설립 과정에 참여하면서부터 시작된 비영리 현장의 따끈따끈한 이야기를 매월 칼럼 형태로 전한다. 교과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닌,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쌓은 살아있는 경험과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다.

현재 비영리 국제 청소년 경제교육 기관인 Junior Achievement Korea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2002년, JA Korea의 한국 설립과정에 참여하여 연간 10만 여명의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시장경제와 금융교육, 창업교육 그리고 진로 및 직업교육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서강대에서 종교학 학사와 정치학 석사 취득, 영국 외무성 췌브닝 장학생으로 King’s College London에서 전쟁학 석사를 마쳤으며 경기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민간외교포럼인 아린(我隣), 미국 국무성 교환프로그램, 오스트리아 Global Salzburg Program, EU Visiting Program등 다양한 민간외교활동에도 참여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전쟁기억의 국제정치”, “영화 속의 국제정치”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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