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읽은 책 ‘오리지널스’에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힌 ‘와비파커’ 이야기가 등장한다. 저자인 애덤 그랜트(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는 2009년 창업자 중 한 명의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내 인생 최악의 결정이었다”고 고백한다.
와튼스쿨 MBA에서 함께 공부한 청년 4명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학자금 대출에 신음하던 처지여서, 잃어버리거나 부러진 안경을 새로 장만하지 못했다. 어느 날 이런 의문을 품었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왜 아이폰만큼 비싸지?” 알고보니, 안경업계의 거대 공룡인 룩소티카가 시장의 80%를 장악하며 한 해 70억달러(8조원)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이들은 신발 기업 ‘자포스’가 온라인으로 신발을 판매하는 걸 지켜보면서, 안경 산업에도 이를 시도해보기로 결심한다. 주변에선 모두 핀잔을 줬다. “안경은 직접 써보고 사지, 누가 인터넷으로 구매하겠냐”라고.
하지만 와비파커는 현재 연매출 1억달러(1177억원), 시가총액이 10억달러(1조1177억원)에 달한다. 소비자가 미리 안경테를 써보도록 5일 무료 체험 배송 서비스를 실시했다. 매장에서 500달러에 팔리는 안경을, 안경테와 렌즈를 합쳐 90달러(10만원)에 판매하고, 안경 하나가 팔리면 또 하나는 개발도상국에 기부한다.
저자는 “독창성의 가장 큰 특성은 현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결심”이라고 한다. 실제 조직에서 뭔가 새로운 걸 하려고 하면 단계마다 어려움에 부딪힌다. 불확실성에 직면하면, 우리는 직관적으로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생소한 개념이 실패할 이유부터 찾는다고 한다. 평가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뜻이다. 책에서 가장 공감한 대목은 이것이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독창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창출해낸 사람들이었다.”
질도 중요하지만 양을 늘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2017년, 불확실한 미래를 앞둔 우리에겐 ‘변화’ 그 자체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