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422명 가입… 부부·형제 등 ‘가족 아너’ 급증
올해 10주년을 맞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이하 아너)’ 가입자 수가 1452명을 돌파했다(1월 16일 기준). 누적 모금액도 1550여억원에 이른다. 2008년 첫해 6명이 가입한 이후 10년 새 무려 24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해마다 가입률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경기 침체에도 불구 지난 한 해 가입자만 422명(익명 포함)에 달해 전체 아너 회원의 약 28%를 차지했다.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의 분석 결과 ▲지역별 아너 모임의 활성화 ▲가족 아너 증가 ▲투명성 등이 비결로 꼽혔다.
2016년 7월, 부산에선 지역 기업인 등 11명이 아너에 동시 가입했다. 아너 발족 후 11명이 함께 신규 회원으로 가입한 건 처음이다. 지난해 부산 공동모금회장으로 취임한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과 이장호 BNK금융지주 고문(전 부산 공동모금회장)이 “우리가 부산 100번째 아너 회원으로 가입하자”고 약속한 것이 시작이 됐다. 소식을 접한 지역 기업인, 법조인 등 리더 9명은 ‘함께 지역 나눔 문화에 임팩트를 내보자’며 자발적으로 대규모 동시 아너 가입을 기획, 실행했다. 이것이 화재가 돼 지난해 부산에선 신규 아너 가입률이 173%까지 증가했다. 김수미 부산 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은 “아너들이 지역 내 자체 모임을 만들어 매월 봉사활동을 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너 홍보대사’를 자처, 신규 가입의 40%가 기존 회원들의 추천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부산 외에 전국 18개 지역에서도 아너 지회가 발족, 매년 ‘회원의 날’을 통해 연간 기부 관련 이슈를 논의하는 것은 물론 지역 특성에 맞게 아너 신규 회원 가입 전략을 짜기도 한다. 덕분에 지난해 서울(▲61명)에 이어 부산·경기(▲40명), 대구(▲33명), 인천·충남(▲30명) 등 순으로 신규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 등 전국적으로 아너 회원이 고르게 성장하는 결실을 거뒀다. 강학봉 공동모금회 일반모금사업본부장은 “올해부터는 미국 LA에서도 아너 총회를 발족해 활동을 시작한다”며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아너 소사이어티를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2016년은 특히 가족 간 나눔이 학습·전파돼 ‘패밀리 아너’를 이루는 비율이 급증했다. 전체 아너 중 약 20%(295명)가 부부이거나 부모 자식 혹은 형제자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말 대구 공동모금회에는 3대에 걸쳐 가족 구성원 9명이 동시 가입, 한 가족 내 최다 아너 회원을 이루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아너에 가입한 이규철(38) 변호사는 “앞서 아너 부부 회원이 되신 아버지와 어머니 영향이 단연 컸다”며 “충북 1호 패밀리 아너인 만큼 ‘나눔’이란 유산을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너 회원들을 대상으로 사업비 집행을 투명하고 철저히 피드백해온 것도 회원 수 증가에 큰 몫을 했다는 게 안팎의 평이다. 공동모금회는 국회, 감사원, 보건복지부 등의 감사뿐 아니라 내부 준법감시실 외에 외부 전문가·기부자·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감시위원회’도 운영한다. 2011년 1월 시작된 시민감시위원회는 지역별로 공모, 추천을 통해 10~15명으로 구성돼 분기별 1회 이상 정기 회의를 열고 공동모금회 조직 운영·모금·배분 사업에 대한 감시 활동을 한다. 기부 내역이 투명하게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방문도 한다. 이 외에 기부금 배분 전엔 학계·사회복지 현장·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것은 물론 배분 후에도 평가지원단이 중간 평가·최종 평가 등 단계별로 관리한다. 류희숙 공동모금회 개인모금팀 과장은 “아너 회원들에게는 사업 종료 후 개별 성과보고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은 “고액 기부자일수록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며 “아너 신규 가입자 수가 매년 급증하는 것은 공동모금회에 대한 신뢰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상담 문의 (02)6262-3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