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나눔 노하우 공유하고 협력의 끈 만들어요”

한국NPO공동회의 2011 소통과 나눔 콘퍼런스 개최
‘위드’ 급식사업·’글로벌케어’ 식수 개선…
단체 특징살려 전문적 사업 펼쳐… 우수 사업의 수행과정·방법 공개

1990년대 초반 몽골에서는 학교 급식이 사라졌다. 공산주의체제 아래 시행됐던 일괄 급식 방식이 시장경제로 돌아서면서 바뀌었다고 한다. 이후 몽골 아동들의 영양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육식 위주의 식습관과 넉넉지 않은 경제 형편 탓으로 하루 한 번 또는 두 번의 식사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사단법인 위드’는 2006년부터 몽골 내에서 학교급식 시범 운영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위드의 직원과 관계자들은 대부분 식품영양 관련 전공자들로서 핵심 사업도 먹을거리에 관련된 내용으로 집중돼 있다.

사단법인 위드가 시범 급식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몽골 아르항가이 지방도시학교의 점심 시간 모습. /사단법인 위드 제공
사단법인 위드가 시범 급식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몽골 아르항가이 지방도시학교의 점심 시간 모습. /사단법인 위드 제공

위드는 몽골교육문화과학부와 협정을 맺어 7년 동안 도시 빈민지역, 지방 도시지역, 유목민지역 등지의 3개 시범학교에서 학교 급식을 실시하고, 몽골 전 지역으로 확대 가능한 학교급식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사업이 독립적으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몽골 내 자체 전문 인력 양성까지 담당했다고 한다. 서연경(38) 전략연구 팀장은 “처음에는 우리나라에서 전문 인력이 파견돼 모든 시설을 운영했지만, 차츰 몽골인들이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대학교수를 파견해 식품영양 관련 학과 학생을 길러내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위드의 영양사업 결과 시범학교 학생들이 매일 점심식사를 섭취하는 비율이 40%가량에서 80%가량으로 약 두 배 늘어났으며, 학생들의 영양 지식 정도도 전보다 유의미하게 높아진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성과에 주목한 몽골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급식 시범학교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국내외 저소득 아동 음악 교육을 핵심 사업으로 하고 있는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음악인들이 중심이 돼 단체를 구성했다. 상근자 10여 명 외의 음악교육을 담당하는 20여명의 관계자들은 모두 음악 관련 석사 학위 이상 출신자들이라고 한다. “능력 있는 전문인들의 재능 나눔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로 참여자들의 학력 기준을 높게 잡았다”는 게 양동권(33) 팀장의 설명이다.

다른 비영리 단체와 달리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자체 수익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무상 교육 대상 아동들의 악기 구입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에서는 국내의 500명가량의 일반인에게 유상 음악교육을 실시해 거둔 수입으로 7개 기관 250명의 어린이들에게 무상 음악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새로운 사업으로 재난 발생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구호사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글로벌케어는 2000년부터 베트남에서 식수 개선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원래 글로벌케어는 의료인들이 중심이 돼 활동하는 국제 의료 구호 단체다. 식수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의료사업 중 발견하게 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1990년대 말부터 베트남에 의료진을 파견했으나 질병 발병률이 감소하지 않았는데 그 원인을 조사해 보니 물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철분과 석회질이 과다한 데다 주민들의 위생 관념 부족으로 오염된 물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단순한 의료 지원만으로는 구호사업이 결실을 맺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1년 동안 글로벌케어는 금호공대와 연합해 과다한 철분을 제거하고 냄새와 변색을 처리할 수 있는 현장형 정수기를 개발했다. 그 후 2001년부터 2~3개년씩의 단계를 둬 지역별로 확장해 가면서 정수기를 공급했고 핵심 사업인 의료사업을 병행했다. 그 결과 비로소 질병발병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글로벌케어의 식수 개선사업을 높이 평가해 자국 내에서 식수사업 요청이 있을 경우 글로벌케어를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양적, 질적으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케어, 위드, 하나를위한음악재단 등과 같이 자신들만의 특장점을 살려 전문적으로 공익사업을 펼치는 중소 규모 단체들도 활성화되고 있다.

 ‘2011 한국 NPO 소통과 나눔 컨퍼런스’에 전시될 사업 사례 포스터 앞에서 컴패션 홍보 담당자 백혜리씨가 사업 설명 시연을 하고 있다. /조성녀 기자

‘2011 한국 NPO 소통과 나눔 컨퍼런스’에 전시될 사업 사례 포스터 앞에서 컴패션 홍보 담당자 백혜리씨가 사업 설명 시연을 하고 있다. /조성녀 기자

이러한 다양하고 광범위한 비영리 민간단체들의 우수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한국NPO공동회의(National Council of NPO, Korea)가 오늘 용산백범기념관에서 ‘2011 한국NPO 소통과 나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일하(65) 한국NPO공동회의 이사장은 “그동안 비영리 단체의 사업 평가는 주로 예산 평가와 재정 투명성에 대해서만 강조돼 왔고 사실상 사업의 정책, 효과성, 모델의 우수성 등에 대해서는 집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각자의 사업 수행 과정과 방법에 대해 공개하고 다른 단체와 교류하는 이번 콘퍼런스가 비영리 단체들이 함께 협력하며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

콘퍼런스에서는 12개 우수 단체의 사례 발표 섹션이 열리고, 더불어 98개 국내 비영리 단체들의 150여 개 단위 사업 사례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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