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⑧아시아, ‘임팩트 투자 지형’을 묻다

“아시아의 ‘임팩트 투자 지형’은 어떨까.”

아시아 전 지역을 포괄하는 임팩트 투자 선구자들이 한데 모였다. 인도와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유나이터스 CEO 제프 “체스터” 울리, 싱가포르에서 임팩트투자 논의를 끌어가고 있는 ‘Impact Investment Exchange Asia(IIX) 로버트 크레이빌, 대만의 ‘B current Impact Investment(BII)’의 스티븐 양(Steven Yang), 중국 사회적기업연구소(Social Enterprise Research Center) 지아웨이 창(Ziawei Zhang), Aspen Network of Development Entrepreneurs(ANDE)·제니 에버렛(Jenny Everett)까지, 투자자부터 중간 매개조직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주선영
ⓒ주선영

사회=리처드 로케(Richard Roque), SA 캐피털 리미티드·중국

아시아 국가들은 각기 문화나 경제·정치 사회 발전 정도가 다르다. 결과적으로 아시아 중에서 나라별로 임팩트 투자의 발전 양상이 각각 다르다. 

2015년 초, 글로벌 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라는, 220명의 임팩트 투자자들이 속해있는 단체에서 약 157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임팩트투자 규모는 152억달러(약 17조 8100억원)였다. 총 7500개 기업에 투자 됐다.  투자자의75%가 북미 유럽기반이었고, 개도국에 기반한 이들이 약 20% 정도였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던 곳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전체의 60% 정도였다. 영역별로는 농 식품·헬스케어·주택·에너지·소액금융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총 투자규모는 177억달러(약 20조 74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많은 이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임팩트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렇듯 아시아에서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뒤에는 아시아 임팩트 투자를 이끌어 온 선구자들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각각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해달라.

◇유나이터스 임팩트(Unitus Impact) CEO 제프 체스터 울리(Geoff “Chester” Wolley)

D3Jubilee
ⓒ천예지(D3쥬빌리 제공)

유나이터스는 2000년 창설된 임팩트 투자 기관이다. 나를 비롯해서 사모펀드 투자자, 기업가 몇 명이 모여 시작했다. 유나이터스 산하에 여러 기관이 있는데 그 중에서 2011년 설립된 유나이터스 임팩트(Unitus Impact)라는 기관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하려고 한다. 현재 내가 CEO를 맡고 있다. 유나이터스는 설립 이후로 ‘포용적 금융’이라는 큰 주제하에 임팩트 투자와 관련한 여러 일을 해 왔다. 10년이 지나고 11년째 새로운 도전과제와 목표를 설정하고 싶었다. 아시아 지역 내 존재하는 근로 빈곤층의 실질 임금을 어떻게 올릴 수 있을까? 이것이 당시 우리가 새롭게 던졌던 질문 이었다. 이것이 유나이터스 임팩트의 미션이 됐다.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면서 근로층의 실질 임금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시작했다.

우리는 현재 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중국 일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펀드를 만들고 초창기 2년동안 다른 투자자의 자금을 모으지 않았다. 이론에서는 충분히 수익과 임팩트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현실에서는 어떨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사람들의 실질 소득을 증가시키겠다’는 목표로 운용됐던 펀드가 없었고, 다른 투자자의 돈을 받아놓고 날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우리 자금만 투자해 4~5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직접 해보니 실제로 수익이 잘 나는 모델이었고, 이걸 바탕으로 자금을 더 모아 펀드 규모를 키웠다. 총 4000만 달러(약 470억원)를 모았고, 각각의 투자는 50만불에서 200만불 사이에서 이뤄진다. 대부분의 돈이 아시아 지역, 고액 자산가 가문에서 왔다. 우리는 보통 그 지역 투자자가 지역에 투자하도록 매칭한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있는 부유 가문에서 자금을 투자했고 호주 투자자도 참여를 했다.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 이베이 재단(eBay Foundation) 등에서도 투자했다. 

유나이터스 임팩트(Unitus Impact)

  • 2011년 설립
  • 아시아 내 근로빈곤층 실질 임금을 올리는 곳에 투자
  • 현재 펀드 규모 약 4000만 달러, 기업당 50~200만달러 투자
  • 주요 투자자: 아시아 내 고액 자산가, 록펠러 재단, 이베이 재단 등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참여시키고 이들과 직접 일한다. 이게 우리 전략이다. 뻔하게 들린다는 것 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장 큰 차이는 ‘시장의 효율성’이다. 가령 미국의 농부는 일반적으로 최종 가격 대비 45% 정도를 번다. 반면 인도의 농부는 최종 가격 대비 10% 이하를 번다. 혁신을 통해 생산망 내 이런 비효율성과 가격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농부들이나 가난한 이들과 직접 일하면서 재무적 수익 및 사회적 임팩트를 만든다. 우리 미션의 사회적인 임팩트는 자명하다. 공장 노동자, 농부, 어민 등이 그 전에 비해 같은 일을 하면서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게 돕는다. 동시에 투자 수익도 낸다

우리가 투자했던 기업 중 몇 곳을 소개하자면, 하나는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기업인 ‘빅트리팜(Big Tree Farm)’이다. 여기는 코코넛 설탕 등을 생산하는 곳인데, 코코넛 설탕은 기존 설탕이나 당 성분에 비해 더 건강한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다. 오늘날 빅트리팜은 코코넛 나무를 키우는 농부 5만명 이상과 일한다. 이 기업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코코넛 농부가 코스트코 같은 유통망과 직접 거래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 생산자에게 가는 임금을 상당히 높이고 그 과정에서 수익도 낸다. 현재 빅트리팜의 판매규모는 2500만 달러(약 293억원)상당이고 점점 커지고 있다.

몇몇 사람들 중에 ‘유나이터스’를 보고 ‘동남아 지역에서 일하면서 왜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느냐’고 묻는데, 샌프란시스코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는 여러 다국적 기업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코스트코’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코스트코는 현재 판매가격과 같은 수준에서 판매하면서도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을 홍보할 수 있고, 생산자들은 직접 거래를 통해 수익이 늘게 만든 것이다.

◇임팩트 인베스트먼트 익스체인지Impact Investment Exchange Asia (IIX)·로버트 크레이빌(Robert Krayb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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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예지(D3쥬빌리 제공)

임팩트 인베스트먼트 익스체인지(이하 IIX)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임팩트 투자 기관이다. IIX는 투자자와 기업가 연결하고, 임팩트 투자 통해 수익을 내려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싱가포르와 마닐라에 사무실 두고 있다. 업무는 주로 동남아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가 진행하는 투자나 계약의 50%이상은 인도에서 일어난다. 인도의 경우 차차 탄탄한 ‘임팩트 투자’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비영리 조직도 보유하고 있는데, 단체의 이름은 슈족(Shujog)이고 뱅갈어로 기회라는 뜻이다. IIX와 슈족, 두 기관은 동일한 미션을 갖고 있다. 임팩트 투자를 확대하고, 투자 자본을 사회적 기업과 연계해 동남아시아 지역 내 사회·환경적인 임팩트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더 많은 자본이 임팩트 투자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예전부터 집중해왔던 분야이고, 플랫폼을 만들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하고자 한다. 사실 가장 초기에 IIX의 아이디어는 ‘사회적 주식 거래소’를 구축해서 생존 가능한 회사를 상장시키자는 의지로 IIX라 이름 붙였다. 우리는 모리셔스에 있는 주식시장과 협력해 사회적 기업 중 몇 곳을 상장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것이 저희 사업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다. 지난 6~7년동안 우리는 투자금을 확보해 주로 초기 단계 및 성장 단계 사회적 기업에 투자했고, 자문을 제공했다. ‘임팩트 파트너스(Impact Partners)’라는 온라인 플랫폼도 만들었고, 이는 700곳 이상의 앤젤투자자 간의 네트워크다. 이를 통해서 수익도 날 수 있고 사회적 임팩트도 큰 곳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연결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는 이 밖에도 자본을 조달해 직접 투자하고자 펀드를 조성했다. IIX Growth라는 이름의 펀드는 방글라데시나 필리핀과 같이, 임팩트나 수익성이 높아 보이는 사회적 기업은 많지만 임팩트 투자자가 부족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 할 예정이다. ‘임팩트 크레딧(Impact Credit)’은 초기 단계 작은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임팩트 인베스트먼트 익스체인지(Impact Investment Exchange)

  • 2007년 설립 임팩트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간 조직, 실제 투자 통해 수익도 냄. 임팩트 생태계 확대 위한 다양한 층위 투자 플랫폼
  • 임팩트 크레딧: 초기단계기업
  • 여성의 삶 증진 채권(Women’s Livelihood Bond)
  • IIX Growth 펀드: 투자가 부족한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지역 투자
  • 임팩트 파트너스: 700+ 앤젤투자자 네트워크,
  • 사회적주식거래소 
  • 비영리단체 슈족(Shujog): 임팩트 평가 및 자문

두 번째로 비영리 조직인 ‘슈족’에서는 이 분야에서의 지식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슈족’에서는 임팩트 투자를 증진시키데 필요한 연구를 해왔다. 또한 사회적 기업가들이 본인과 조직이 만들어내는 임팩트를 양적으로 치환하고, 시간에 따라 임팩트를 추적해서 이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 툴’을 개발했다. 또한 슈족은 이 분야에서 연구를 지속해왔고, 지식 공유하는 플랫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비영리 ‘생태계’를 키우는 것도 우리의 미션이다. 비영리나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정부나 투자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자문하는 역할도 진행한다.

또한 슈족 액츠(Shujog ACTS)라는 프로그램은 USAID에서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크게 두 가지 목적에서였다. 하나는 이 분야에 정말 혁신적인 기업가들이 많이 있는데 각기 다른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더라. 많은 기업들이 정말 현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가지만, 대부분 어떻게 자금을 투자 받아야 하고 확보할 수 있는지 방법을 잘 모른다. 슈족 액츠에서는 이들이 투자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실질적으로 초기 시작자본을 투자하기도 하고, 투자 받은 기업이 이후 투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할 경우 일정 부분 다시 돈을 내서 선순환 고리를 창출한다.

자세하게는 들어가지 않겠지만 우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을 통해 투자금을 모은다. 하나는 ‘여성 생활 증진 채권(Women’s Livelihood Bond)’이다. 이 채권 통해 현재 총 7개의 기관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기관들은 여성들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도록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들이다. 또한 ‘IIX 성장펀드(IIX Growth Fund)’를 준비 중에 있다.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저희가 잘 아는 시장에서 출범하려고 하고 전문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B current Impact Investment(BII)·스티븐 양(Steven Yang)

천예지(D3쥬빌리 제공)
ⓒ천예지(D3쥬빌리 제공)

대만의 사회혁신과 임팩트투자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대만 사회는 다른 사회처럼, 빈부격차나 산업오염사고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저는 그간 사회혁신 분야에 종사해 오면서 다른 이들에 비해 훨씬 더 낙관적이다. 혁신적이고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재능을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를 많이 봤다.

몇 곳을 소개할까 한다. ‘Give543’이라는 곳은 플랫폼 기업인데, 사람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기부하도록 돕는다. 이 회사는 7년 됐고, 대만 내 유명하다. 많은 기업들이 CSR 등을 같이 하자고 찾아온다.

뱅크 오브 컬쳐(Bank of Culture)’라는 소설벤처도 있다. 이 기업은 전통적으로 쇠퇴하는 전통문화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가령 이들은 숙박시설 호스텔을 운영하는데, 여러 현지 전통문화 요소가 담겨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전통문화 요소를 제공하는 곳들과 공유한다. 셋째로 그리노닷(GrinnoDoT)이라는 회사인데,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해 태양광 에너지를 확산시키는 일을 한다. 모인 자금을 활용해서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이걸로 생산해 낸 전력을 전력회사에 다시 되판다. 다음은 ‘캔(CAN)’이라고 불리는 커뮤니티 기반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역공동체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걸 돕는다. 조만간 지역 내 여행자 숙소 사업도 시작하려고 한다. 수익의 일부는 지역사회 내 저소득층 어린이를 돕는 비영리 프로젝트에 기부한다. 이 밖에 다양한 사회 혁신 기업이나 활동들이 대만에서 일어나고 있다.

저희 회사 BII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2014년에 창립했고, 이제 3년이 됐다. 지금까지 총 4개 회사에 투자했다. 그리고 다른 2개 회사에 투자를 위한 기업 평가 과정을 진행 중이다. 우리는 ‘클럽 펀딩(Club-Funding)’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각기 다른 투자자와 이들의 재능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현재 각기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50명 이상의 개인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 방식이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 혁신기업의 성장을 돕고 조언을 제공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두 번째 펀드를 모집하는 중이다. 모인 펀드의 40% 자금을 정부에서 매칭하기로 했다. 이제는 개인 투자자가 아닌 기관 투자자나 비스니스를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이 방식으로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임팩트 투자와 관련해서 여전히 남아있는 도전 과제가 많다. 크게 세 가지 정도를 이야기하는데 ①우선 주류 투자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②임팩트를 평가, 측정할 적절한 시스템이나 연구가 부족하다. ③생태계가 충분히 조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투자금을 유치하기 쉽지 않다. 임팩트 투자가 아직 초기 단계이고 갈 길이 멀다.

◇중국 사회적기업연구소(Social Enterprise Research Center) 지아웨이 창(Ziawei Zhang)

ⓒ천예지(D3쥬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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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살면서도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 변화의 흐름을 주의 깊게 보자는 데서 2008년 연구소가 설립됐다.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다: ①사회적 기업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사회적 기업 및 투자’에 관한 보고서를 매년 작성한다.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해는 다른 나라의 앞선 경험들을 보기 위해 대만이나 한국, 미국, 영국에서 진행됐던 사회적 기업과 투자 흐름을 다루는 국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 번째로 임팩트 투자자, 지역 파트너 등을 대상으로 자문과 교육을 제공한다. 기관 차원에서 진행하는 일 외에도 생태계 전반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 ‘중국의 사회적 기업과 기업가들의 포럼’을 처음으로 개최했는데 기업가와 투자자간 다리를 놓는 네트워킹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 사회적 기업과 임팩트 투자에 관한 최근의 흐름과 변화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는 투자자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가들이 임팩트 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들의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중국에서 설문조사를 주로 진행했고, 대만과 홍콩에서도 참여한 비율이 약 25% 정도다. 총 300명의 기업가가 응답했다

크게 세 가지 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은 기업가들의 관점이다. 10년전에 비해서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데, 5년전만 하더라도 ‘비영리’에 가까웠다. 가령, 당시에는 영리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지원금이나 보조금에 의존했다. 정부와는 멀리 떨어져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했다. 이게 5년전의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 3년간 인식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이제는 비즈니스 관점을 도입하기 시작한 사회적 기업가들이 늘었다.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도 늘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트렌드는,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기업 전반과 성장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우선 2013년 이래로 새롭게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었다. 또 중국과 홍콩/대만으로 나눠서 비교하면, 중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곳들이 훨씬 더 많은 반면 홍콩이나 대만은 영역이 안정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종사하는 분야는 교육과 교율이 가장 높다. 그리고 대부분의 중국 사회적 기업들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속한 반면 홍콩은 여러 단계에 걸쳐 다양한 발전 정도를 가진 사회적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사회적 기업들에게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인재를 찾는 것, 투자를 받는 것이 각각 60%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고, 세 번째로는 33%의 응답자가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지금까지 약 20%의 사회적 기업만이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앞으로 3년 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회적 기업에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끝으로 투자자의 변화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 ‘임팩트 투자’는 중국 내에선 굉장히 새로운 개념이지만 과거에도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LGT 벤처 투자(LGT Venture Philanthropy), SOW ASIA Investing in Humanity, 나라다 재단(Narada Foundation) 등 대략 15곳의 투자펀드나 재단이 있다. 대부분이 고액자산가 가문이나 가족 재단이고, 몇몇은 벤처 캐피털 자금이다. 흥미로운 두 번째 트렌드는 일반 벤처 캐피털 투자자 중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려는 곳도 늘었다. IDP 캐피털 파트너스(IDP Capital Partners), 라이트스피트 차이나 파트너스(Lightspeed China Partners) 등에선 사회적 기업, 특히 최신 기술을 활용한 곳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령 중국과 미국에서 만들어진 KPCB라는 펀드는 중국 지진 내 소수민족이 만든 수공예품을 지원하고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자선 프로젝트 ‘一针一线’에 투자했다. 두 번째 사례는 올해 출시 됐는데, 앱 기반으로 가까운 곳에 자전거 위치를 파악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공유 서비스’다.  공공시스템을 갖추자는 논의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중국 내 12개 지점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1위안화, 약 0.15달러로 앱을 통해 자전거를 빌릴 수 있고, 가까운 자전거 대여점을 확인해 반납할 수 있다. 시노베이션 벤처스(Sinnovation Ventures) 같은 곳에서 많이 투자를 했다. 그런데 임팩트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사회적 기업이라고 하지 않고, 이 기업에서는 아직 수익을 내는데 큰 과심이 없다고 한다.

중국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아직 수익을 내는 것에 크게 관심없다고 말했는데, 동시에 ‘이런거 해서 돈이 되느냐’는 사람들의 질문도 많이 받고 있다. 중국에서 사회적 기업은 성장했는데 투자자들은 그리 늘지 않았다. 임팩트 투자자라면 ‘미션’을 가지고, 같은 미션을 풀어나가는 사회적 기업을 발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중국에 투자하는 분들은 제도상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여전히 사회적 기업가들은 기부금을 중시하고, 투자라는 분야에도 아직 불타지 않았다.

◇Aspen Network of Development Entrepreneurs(ANDE)·제니 에버렛(Jenny Everett)

ⓒ천예지(D3쥬빌리 제공)
ⓒ천예지(D3쥬빌리 제공)

ANDE는 개발도상국 내 작은 비즈니스나 기업가정신을 지원하는 단체들의 네트워크 기관이다. 인큐베이터, 투자자, 액셀러레이터, 그 밖에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개발하는 기관이나 재단, 대학, 기업, 정부, 원조 공여국 등 개발도상국 내 작은 규모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모든 생태계를 아우른다.

우리는 작고 성장하는 비즈니스(SGB·Small Growing Business)가 가난한 이들의 삶을 증진하는데 큰 역할 한다고 본다. 일자리나 부를 창출하고,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작고 성장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빈곤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발표에서도 느꼈겠지만 우리는 사회적 기업이나 그 밖의 용어 대신 ‘작고 성장하는 기업(SGB)’이라고 부른다. 두 가지로 풀어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는 ‘작은 기업을 지원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원한다.

우리가 말하는 ‘작고 성장 가능한 기업’은 약 5명에서 250명정도 고용하는 기업, 그리고 약 2만 달러(약 2400만원)에서 200만 달러(약 24억원) 사이의 금액을 투자 받고자 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기업의 규모로 말하자면 이렇고, 종사하는 영역이나 분야에 있어서는 임팩트 기업, 사회적 기업, 시장기반 기업 등 어떤 곳도 가능하다. 우리가 보는 가장 핵심은 현재 규모와, 성장 가능성에 있다. 이런 기업들은 ‘마이크로 파이낸스’같이 소액대출을 받기에는 규모가 크지만 일반 투자에 접근하기엔 장벽이 높다.

현재 약 260명 정도의 회원이 있다. 이 중 대부분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몰려 있다(73%). 남아메리카 기반으로 활동하는 회원이 약 62%다. 아시아는 60%정도 이고, 아시아 내에서도 남아시아가 가장 높다.

현재 브라질, 중미 멕시코, 서아프리카 등에 지부가 있다. 최근에 아시아의 동남아 사무소가 방콕에서 오픈을 했다. 내년 초에 방콕 사무실을 열게 되고, 저희의 7번째 해외 지부가 된다.

임팩트 투자 관련해서, 지난 10년 사이에 500여개의 다양한 투자 상품이 나왔고, 이 중 약 260억 상당이 모였다. 성장을 지켜봐왔지만, 여전히 너무 작은 부분이다. 다행히 초기 단계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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