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분야 3개 폐지 및 감면으로 170억원대 부담금 축소
환경부 “부담금 감면으로 환경개선 사업 차질은 없어”
7월 1일부터 환경보호를 위한 부담금인 폐기물부담금·폐기물처분부담금·환경개선부담금이 감면된다. 환경개선을 위해 걷히는 부담금이 1년에 약 170억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부담금이란 특정 공익사업 수행을 위해 세금처럼 국가에 내야 하는 금전적 부담이다. 공식 명칭은 법정 부담금이다. 준조세에 속하며, 내고 있어도 내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그림자 조세’라고도 불린다. 현재 91개의 항목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27일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이 납부 사실을 모르거나 실생활에서 경감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부담금과 민간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담금 32개를 없애거나 감면하겠다는 것이다. 그중 시행령 개정으로 당장 손볼 수 있는 12개 부담금이 7월 1일부터 먼저 폐지·감면된다.
정부가 손질하는 12개 부담금 중 폐기물부담금·폐기물처분부담금·환경개선부담금은 환경 보호를 위한 부담금이다.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국민과 기업에 부과한다. 걷힌 뒤에는 국가의 환경개선특별회계로 들어가 환경개선사업에 쓰인다. 대표적인 환경개선 사업으로는 자동차 배출 관리 사업이 있다.
폐기물부담금은 재활용이 어렵고 관리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의 제조 및 수입업자에게 비용을 부과한다. 껌, 부동액, 일회용 기저귀, 담배, 살충제 등이 그 대상이다. 부담금 감면 정책에 따라 껌이 징수 대상에서 빠진다. 정부는 껌 소비량이 줄었고 배출 문화가 정착된 것을 그 이유로 설명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에 따라 걷히는 폐기물부담금이 1년에 약 31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폐기물처분부담금이란 폐기물을 순환 이용할 수 있음에도 폐기물을 소각하거나 매립해 버리는 기업에 징수한다. 순환경제사회법 시행령이 적용되면서 연 매출 600억원 미만이었던 감면 범위가 연 매출 1000억원까지 늘어난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6단계로 나누어 50~100% 감면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영세 기업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환경부는 감소하는 폐기물처분분담금 액수를 대략 1년 11억원으로 추정한다.
환경개선부담금은 주요 대기오염원으로 꼽히는 오래된 경유 자동차 소유자에게 물린다. 정부는 환경개선비용 부담법 시행령을 통해 생계형 화물차(3000cc 이하, 적재량 800kg 이상)의 부담금을 50% 낮춘다. 이로써 반기에 1만5190원이던 기준부과금액이 7600원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낮추는 걸 기대한다. 환경부는 133억원 가량의 환경개선부담금이 인하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이번 정책으로 줄어드는 부담금을 합산하면 약 175억원에 이른다. 다만 작년도 회계를 기준으로 가늠한 것이기 때문에 올해 금액은 달라질 여지가 크다.
환경부는 부담금 규모 축소 때문에 환경개선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부담금이 줄어든다고 환경개선특별회계 예산도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부담금 감면 정책의 경우 원칙적으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도 환경개선 특별회계 예산은 5조 2945억원이며, 작년 부담금 결산은 7000억원 수준이다.
한편 정부는 나머지 부담금 폐지를 위한 법률안을 마련해 하반기 중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전체 부담금을 폐지·감면하면 연간 2조원 수준의 국민과 기업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