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14 센트면 충분한가요?

지난해 말 글로벌 벤처 투자업계에 대한 통계 자료를 살펴보던 중 수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1달러가 투자될 때마다 14센트가 기후테크 영역에 투자된다는 것이다. 투자금의 14%가 기후 부문에 투입된다는 의미는 뭘까? 우리가 마주한 기후위기 해소에 충분한 비율일까? 아니, 더 나아가 정말로 자본이

김경신 파울러스 대표
[메타버스와 사회혁신] 친절의 별점

대학 시절 1년간 갭이어(Gap-Year)를 가진 적이 있다. 3학년을 마친 직후였다. 30kg짜리 배낭을 둘러메고는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거쳐 서유럽과 중남미 여행을 떠났다. 당시 고생도 했지만 값진 경험들도 많이 얻었었다. 애초 계획은 영국 어학연수였지만, 오랜 벗이자 선배인 영곤 형이 줬던 책 한 권이

한수정 아름다운커피 대표이사
[한수정의 커피 한 잔] 선자에게도 커피가 필요하다

애플TV+의 드라마 ‘파친코’가 화제다. 일제강점기 영민함과 자존심으로 스스로를 지켜내던 젊은 여인 선자는 갑작스런 임신으로 고향을 떠나게 된다. 무력으로 조국을 지배하는 제국의 심장에 던져지는 것도 어려운데, 남편은 병약하고 일자리 없는 가족은 자기 앞가림도 못한다. 그러나 선자는 온갖 역경을 이겨, 가정을 일으키고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봄 여행은 농촌으로

봄이 왔습니다. 코로나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이래 수많은 전염병에 시달려 왔지만, 지금까지 잘 살아왔듯이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를 지나 또 어떤 바이러스가 찾아오더라도 우리는 잘 이겨낼 것입니다. 이번에는 RNA 백신이라는 걸출한 과학기술 덕분에 글로벌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진실의 방] 어떻게 감히

‘학교 폭력’이라는 말이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 반응은 냉랭했다. 교육 당국은 ‘폭력’이라는 부정적 단어를 ‘어떻게 감히’ 학교라는 숭고한 단어와 조합할 수 있느냐며 극렬하게 반발했다. 지금은 누구나 익숙하게 쓰는 학교 폭력이라는 말이 그때는 그렇게 저항을 받았다. 학교 폭력이라는 말을

정일선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대표
[사회혁신발언대] ‘우리의 지구, 우리의 건강’은 지켜질 수 있을까

아프리카 최대의 담수호인 빅토리아 호수는 ‘신이 내린 선물’로 불렸다.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꼽힐 정도로 생물 다양성을 자랑했고, 지역 주민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는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호수는 재앙으로 변해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조사 결과, 고유종의 76%가 멸종위기에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본부장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쓰레기를 되가져갑니다

얼마 전 국립공원에 들렀다가 한 문구를 보았다. ‘쓰레기를 되가져갑니다. 자연을 지킵니다.’ 그린포인트 제도를 소개하는 내용과 함께 적힌 문구였다. 그린포인트 제도는 2010년 국립공원 내 쓰레기 저감 및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처리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시행됐다. 국립공원에 방문한 탐방객이 자기 쓰레기 등을

장서정 자란다 대표
[오늘도 자란다] 부모의 삶이 ‘테크’와 만났을 때

서울대학교와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엄마의 52.4%, 아빠의 33.4%가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육아에 대한 부모들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부모가 되면 ‘나’로서의 삶과 ‘부모’로서의 삶 중 한쪽을 선택하는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
[최재호의 소셜 임팩트] 이기적 유전자의 이타적 선택

“아빠 우리 집에 자가진단 키트 하나 있죠? 그거 제 친구 주면 안 돼요?” 중학교 3학년 아들이 내게 말했다. 친구의 동생이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자기 친구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자가진단 키트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진실의 방] 상상 부고

비영리단체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단체에 매달 소액을 기부하던 젊은 기부자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였다. 기부자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품을 정리하던 부모는 딸이 수년간 후원하던 단체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됐고, 딸이 하던 기부를 계속 이어서 하고 싶다며 단체에 문의를 했다. 착실하고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냉면 한 그릇

냉면은 메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을 섞어 적당히 쫄깃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슴슴한 국물에 올곧음을 잃지 않고 질긴 듯 무심하게 끊어지는 면발은 ‘내가 뭘 씹은 거지?’ 하는 의문이 들 때쯤 까칠한 식감이 혀를 감싸고 쌉쌀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더러 순 밀로 만들어

한수정 아름다운커피 대표이사
[한수정의 커피 한 잔] 여성 농부들, 커피 산업의 주인이 되다

2013년 네팔. 커피 수확이 한창인 3월 초. 깊은 산 속 커피 농장 새벽 한기는 뼈가 시릴 정도다. ‘커피를 따러 가야 하는데’ 생각하면서도 침대 속 따뜻함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다. 커피를 사러 농가를 방문한 나의 게으름 저편으로 산중 그녀들의 아침은 분주하다. 마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