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함께 연주하며 호흡하는 기쁨, 음악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음악영재 지원… ‘LG 사랑의 음악학교’

“‘사랑의 음악학교’에서 실내악을 배우며 쉼표도 음악이란 걸, 연주자들끼리 숨쉬는 것을 맞추는 묘미도 알게 됐어요. 그때 결심했죠. ‘돈 못 벌어도 끝까지 음악 하자.’ 사랑의 음악학교는 제 음악 인생의 ‘터닝포인트’입니다.”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이 싫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을 정도로 철부지 장난꾸러기였던 박선민(23)씨는 현재 명문인 맨해튼음대 3학년이다. 올해 7월에는 정명화, 정경화 교수가 이끄는 세계적 음악축제 ‘대관령 국제음악제’에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무대에 오른다.

‘LG 사랑의 음악학교’학생들이 링컨센터 궨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멤버들에게 특별 레슨을 받는 모습. /LG아트센터 제공
‘LG 사랑의 음악학교’학생들이 링컨센터 궨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멤버들에게 특별 레슨을 받는 모습. /LG아트센터 제공

그가 꿈을 키운 ‘사랑의 음악학교’는 LG아트센터가 ㈜LG의 후원으로 매년 전국의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초·중·고생을 선발, 체계적인 실내악 수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실내악(chamber music, 체임버 뮤직)은 독주곡과 달리 2~5명이 함께 연주하는 기악 합주곡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실내악을 통해 하모니를 배우고 음악적 창의성을 키우게 한다.

이와 달리 한국의 음악 교육은 입시 등에서부터 솔로 연주자 육성에만 치우친 상태. 이에 LG아트센터는 우리나라 음악 영재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2009년부터 미국 최고의 실내악 전문 교육 기관인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The Chamber Music Society of Lincoln Center)’와 함께 무상으로 실내악 교육을 지원하면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 84명은 국내외 명문 음대 진학은 물론 각종 콩쿠르를 석권하고 있다.

박선민씨 역시 그중 한 명이다. 그가 처음으로 음악을 접한 것은 남들보다 늦은 중학생 시절. 우연히 접한 첼로 소리에 매료됐지만 고액의 레슨비는 물론 주위에서 어떻게 첼로를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 하나 없는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어머니의 소개로 사랑의 음악학교 오디션을 보고 선발됐다. 학교 입학 후 박씨의 실력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는 입학하고 처음 나간 서울바로크합주단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결을 묻자, 박씨는 연습했던 악보들의 한 모퉁이에 쓴 메모들을 보여줬다. “수업 전 곡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본 감정들을 표현한 거예요. 항상 머릿속으로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 음악인지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덕분에 자유롭게 즐기면서 음악을 배울 수 있었죠.”

현재 음악학교의 선생님은 6명의 교수와 7명의 강사진 등 총 13명이다. 국내 명문대 현직 교수들은 물론, 강사들 역시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다. 총 30명의 학생들은 5~6명씩 한 팀을 이뤄, 팀당 교수 1명과 강사진 1~2인으로부터 전담 수업을 받는다.

이근엽(19)군도 사랑의 음악학교를 통해 확 달라진 경우다. 그는 “실내악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음악에 귀 기울이게 됐다”고 했다. 2011년 이군은 50년 전통의 이화경향음악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중등부 3위를 차지했다. 최근엔 사랑의 음악학교 학생들과 함께 LG아트센터가 마련한 뉴욕 방문 기회 덕분에 ‘링컨센터’를 방문했다. 이군은 “현지 교수진에게 특별 레슨을 받고 줄리아드 음대도 방문하며 더 큰 꿈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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