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IT·기술·플랫폼 활용한 스마트 구호 ‘첫발’

달라진 긴급 구호 뒷얘기
코이카 단원·시민, 자발적 모금 운동 펼쳐
무인 비행기 ‘드론’ 활용한 구조 작업 등
중견단체 간 협력 통해 新방식 구호 전개

네팔에서 활동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출신 단원 85명은 지난 한 달간 똘똘 뭉쳤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 등을 통해 모금 활동을 펼쳐 800만원을 모았다. 이뿐 아니라 별도 개설한 계좌로 480만원을 모았다. 네팔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이들이 힘을 모아 1300여만원의 성금을 직접 모은 것이다. 계좌로 들어온 모금액은 네팔 지역 NGO인 ‘비욘드 네팔’에 전달돼 지진 피해가 심한 박타푸르 지역의 재건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비영리단체 '품청소년문화공동체'가 지난 16일 네팔 지진피해 구호를 위해 모금활동을 전개하는 모습. /품청소년문화공동체 제공
비영리단체 ‘품청소년문화공동체’가 지난 16일 네팔 지진피해 구호를 위해 모금활동을 전개하는 모습. /품청소년문화공동체 제공

네팔 지진 피해 긴급구호 현장을 둘러싼 새로운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코이카 전(前)단원들의 사례처럼 시민들이 직접 ‘모금가’가 되어 네팔을 돕기 위해 나선 경우가 많다. 비영리 민간단체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이하 ‘품’)은 모금 활동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3000만원가량을 모았다. 품은 2006년 이래 네팔 현지 교사 교육과 지부 설립 등을 통해 네팔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10년째다. 품과 협력해 네팔 현지 구호 활동을 펼칠 ‘스마일백네팔’ 프로젝트팀(서윤미, 알렉스, 이율도, 최민욱) 4명은 지난달 28일부터 각자의 이름을 걸고 ‘지인 모금’을 시작했다. 지난 14일 기준 목표액 500만원 중 80% 정도를 달성했다.

단체들의 긴급 구호 방식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겨났다. 국제 구호 전문단체 ‘휴먼인러브’와 한국 항공촬영 전문 법인인 ‘드론프레스’가 협력한 ‘무인비행기(드론) 활용 구조색출 작업’도 그중 하나다. 띄운 드론이 3초 만에 건물 위아래를 입체적으로 촬영하면, 경험 많은 휴먼인러브 수색구조팀에서 2분 내에 최적의 진입로와 장애물을 파악하는 것. 구조대가 내부에 있는 동안에도 드론은 건물 곳곳의 갈라짐과 잔해의 이동을 살펴 위험을 방지했다. 실제로 거대 콘크리트 잔해가 구조대 머리 위로 떨어질 뻔한 상황에서 드론이 잔해물을 미리 발견한 덕분에 구조대가 즉시 철거, 아찔한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다. 김영후 휴먼인러브 이사장은 “2008년 법인 설립 후 지난 8년 동안 각국의 재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해왔지만 대부분 수작업밖에 방법이 없어, 위험한 상황이어도 목숨을 건 용기를 앞세워야 할 때가 비일비재했다”며 “드론으로 많은 부분이 크게 개선됐다”고 했다.

'스마일백네팔' 프로젝트의 모금 운동 포스터
‘스마일백네팔’ 프로젝트의 모금 운동 포스터

긴급구호 단체들 간의 ‘플랫폼 협력’도 이뤄졌다. 그동안 ‘중복은 피하자’는 기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변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더프라미스-메디피스 합동지원팀이 바로 그것. 중견 국제구호단체 ‘더프라미스’와 ‘메디피스’가 먼저 협력해 공동 대응 팀으로 현장에 들어가 활동하던 것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약 1억원 가까이 지원하며 협력 플랫폼에 힘을 더했다. 국제어린이재단연맹을 통해 복구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추가 지원한 것. 플랫폼 형태의 접근 방식을 응원하며 아이쿱 생협에서도 2000만원 모금액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동훈 더프라미스 국장은 “중견 단체 두 곳이 힘을 합하니 각자가 가진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 지점도 많아지고 민첩하게 대응이 가능했지만, 긴급구호 모금력이 부족해 얼마 지나지 않아 철수해야 할 상황이 됐는데, 큰 단체에서 혁신적으로 중견 단체 협력 플랫폼을 지원해주면서 현장에선 더 힘을 받았다”고 했다. 다음 긴급구호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휴먼인러브에서도 협력하기로 해, ‘협력 플랫폼’이 한층 더 강화될 예정이다.

주선영 기자

강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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