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사진·애니메이션·광고디자인… 청소년의 꿈을 응원합니다

삼성증권 사회공헌 ‘명랑만보’ 특강

“한 해외 공모전에서 780등도 해봤습니다. 780명이 참가한 공모전이었죠.”

강연자의 말에 장내가 술렁거렸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도 터져나왔다. 이날 80명의 참가자 앞에 강사로 나선 이는 오영욱(38) 오기사디자인 대표.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고, 2012년 서울특별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했던 유명 건축 디자이너이자 여행 에세이 작가다. 오 대표의 말은 이어졌다. “제 작품이 처음부터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나만의 시각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내 것’을 찾는 데 10년이 걸렸죠.”

강연이 끝나자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진로에 대한 조언부터, 그림 실력 향상을 위한 실전 팁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함께 참여한 학부모는 미술을 좋아하는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삼성증권 본사에서 ‘명랑만보’ 명사 특강이 진행됐다. ‘명랑만보’는 서울·광주·부산 지역에서 각각 30명, 총 90명의 청소년들에게 사진, 애니메이션, 광고 디자인 수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이 예술적 재능을 키우고 건강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증권이 후원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며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주관한다.

지난 1월 6일 명랑만보 사진반 학생들이 부산 동해지역의 폐쇄된 기찻길에서 사진촬영 실습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제공
지난 1월 6일 명랑만보 사진반 학생들이 부산 동해지역의 폐쇄된 기찻길에서 사진촬영 실습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제공

공식적인 교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8회에 걸쳐 진행됐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초 교육을 진행한 이후, 수강생들이 직접 지역 탐방을 다니며 사진 촬영, 포스터 디자인 등을 제작하는 방식이었다. 교육에 참여했던 문장희(17·광신정보산업고)양은 “막연히 미술을 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수업과 실습을 통해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디자인을 더 공부하기 위해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에도 지원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하은(18·브니엘여고)양도 명랑만보를 통해 진로 계획을 세웠다. 김양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좀 더 확고히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참가했다는 김초희(18·부산두드림해밀센터)양은 “별 기대 없이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며 “부산에 살면서도 접할 수 없었던 부산의 뒷골목들을 속속들이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전했다.

정규 과정이 종료된 2월 이후부터는 문화·예술 분야 명사가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명사 특강’이 진행됐다. 오영욱 대표 외에도, 국내 애니메이션 분야에 한 획을 그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 ‘무한도전’과 ‘도전 수퍼모델코리아’ 등 브라운관을 통해 이름을 알린 오중석 사진작가 등도 강사로 나서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했다.

조효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과장은 “학부모가 직접 찾아와 ‘의욕이 없던 아이가 달라졌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하고, 프로그램 이후에 따로 모여 본격적으로 공모전을 준비하는 아이들도 생겼다”면서 “명랑만보를 계기로,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0일부터 5월 11일까지는 그동안 명랑만보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인사동에서 열리는 ‘명랑만보 전시회’를 통해서다. 이하경(가명·17)양은 “전시회에 학교 친구들을 모두 초대했는데, 내가 만든 디자인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명랑만보 전시회는 이후 광주와 부산에서도 순차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최태욱 기자

김은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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