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인력·규모 줄이기 vs 전국으로 발 넓히기

한국 거리모금의 오늘
대형 NGO들
거리모금 통한 후원 줄자 공익 마케팅 연계하거나 직원 역량 강화에 투자
신규 NGO들
“거리모금, 홍보에 필수 “현재 활동 비중 유지하고 지역도 확대하기로

유엔난민기구(UNHCR)가 거리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유엔난민기구(UNHCR) 제공
유엔난민기구(UNHCR)가 거리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유엔난민기구(UNHCR) 제공

2013년 국내 비영리단체들의 거리모금 캠페인(Face to Face Campaign, 이하 거리모금) 성적표는 어떨까.

대형 NGO들은 거리모금 인력 및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밀알복지재단은 올해부터 거리모금을 점차 줄이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새로운 모금 전략을 세웠다. 황대벽 밀알복지재단 CSR협력팀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거리모금을 하는 단체는 많아진 반면, 후원자는 매년 줄고 있다”면서 “거리모금만 하기보다는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과 연결하거나, 지하철에서 도서를 판매하는 공익 연계 마케팅과 연계할 때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 역시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기점으로 거리모금 캠페인을 전면 재검토한다. 기존의 거리모금 방식을 중단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민준호 유니세프 기획본부 팀장은 “기존엔 후원자를 1명 더 만나는 게 목적이었다면, 올해부턴 유니세프를 통해 후원한 아동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장소 섭외 등의 어려움으로 거리모금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박영의 세이브더칠드런 홍보팀장은 “대신 거리모금 캠페인을 나가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 해외 사업장 방문 프로그램 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밀알복지재단,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 세 단체의 거리모금 평균 비중은 전체의 10~20%를 차지했다. 대형 NGO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리모금을 통한 정기후원자 수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온라인·SNS·방송·기업 연계 마케팅 등 모금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거리모금에 전적으로 의지할 시점은 지났다는 데도 그 이유가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국내 모금을 이제 막 시작한 단체들은 올해 거리모금을 확대할 전망이다. 거리모금이 전체의 68%(2013년 기준)를 차지하는 월드쉐어는 온라인·SNS 모금을 강화하면서도, 거리모금 비중을 유지 또는 확대할 계획이다. 류원규 월드쉐어 팀장은 “매년 거리모금을 통한 후원 신청이 줄긴 해도, 전 직원이 직접 거리모금을 하며 후원자를 만난 덕분에 6년 만에 50억 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후원자 확보뿐만 아니라 홍보를 위해서라도 비영리 단체들에 거리모금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09년부터 거리모금 캠페인을 시작해 기부자를 3만여명 만났다. 난민들에게 전달되는 구호물품을 캠페인 현장에 전시하는 등 난민 보호 활동을 위한 정기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신혜인 유엔난민기구 공보관은 “지난해까지 거리모금 캠페인이 서울과 대전 지역에서 이뤄졌는데, 올해부터 부산 등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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