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양날의 검’ 코이카 지원금 어떻게 해야 잘 쓰는거죠?

미래Talk!

대졸 예정자인 K씨는 지난 2일, A단체로부터 ‘코이카 ODA 인턴’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코이카 NGO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개발원조사업(ODA)을 수행하는 기관은 채용된 인턴의 인건비 월 180만원을 1년 동안 지원받게 됩니다. 인력이 부족한 작은 비영리단체에는 ‘반가운 지원사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K씨는 A단체로부터 “25만원을 받고 일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단체에서 직접 채용한 인턴이 해외 현지에서 월 25만원을 받고 일하니, 형평성 차원에서 동일한 금액을 받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이 공동 주거를 하니, 남은 돈은 공동체 생활을 위해 동일하게 나누자는 내용이었습니다. 1년간 준비한 인턴자리였기에 갈등이 컸습니다. K씨는 제안을 거절하며 대신 숙식비와 공동체 생활비를 따로 지불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내부 검토 이후 결과를 다시 알려주기로 한 A단체는 그러나 K씨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홈페이지에 수정된 최종 합격자 명단을 올렸습니다. K씨가 A단체에 전화해 물어보자, “아무래도 돈 문제로 마찰이 좀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민하던 K씨는 코이카에 진정서를 넣었습니다. 결국 A단체는 올해 ‘코이카 ODA 인턴’ 사업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곧 대학을 졸업하는 K씨도, K씨 대신 합격된 다른 청년도 갈 곳을 잃었습니다.

그동안 코이카 ODA인턴은 비영리단체 내부 실무자와 급여 차이 때문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인턴을 채용하고 해외에 파견해 관리하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운영비 지원없이 ODA 인턴 인건비만 지원하는 코이카도 문제지만, 청년들에 대한 인건비를 행정비로 전용(轉用)하는 불투명한 비영리단체 내부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몇몇 단체는 코이카 지원금으로 사업 장비를 구매하고 이를 대여한 것으로 보고해 자금을 횡령,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 회의감을 느껴 단체를 그만둔 활동가들도 생겼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코이카의 복잡한 행정 보고와 회계 처리 때문에 숨돌릴 겨를 없는 단체가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지원금을 요령껏 빼돌리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건강한 비영리 생태계를 위한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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