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韓 공급업체, 탄소 감축 못 하면 1425억달러 수출 손실”

8일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발표한 ‘카본 데이티드'(Carbon Dated) 보고서. /SC그룹 제공

한국 공급업체들이 글로벌 대기업의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2030년 최대 1425억달러(약 158조원)의 수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C제일은행은 모기업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탄소중립 전환이 글로벌 대기업의 공급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보고서 ‘카본 데이티드’(Carbon Dated)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전 세계 글로벌 대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공급망 전문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과 탄소중립 전환에 따른 공급시장 분석 결과 등이 담겼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재 공급업체 중 35%와 거래를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대기업 15%가 탄소중립 계획에 미흡한 공급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 비율은 2024년 62%, 2025년 78%로 확대할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업체 타격은 신흥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자본시장에서 새롭게 급부상하는 신흥시장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라틴아메리카·동유럽 국가들이 꼽힌다. 글로벌 대기업은 신흥시장의 공급업체들이 탄소중립 관련 지식과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글로벌 대기업의 56%는 신흥시장 공급업체들의 지식 부족이 탄소중립 전환에 큰 장애가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국 업체와 거래하는 글로벌 대기업의 89%는 전 세계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2025년까지 탄소배출을 평균 30% 줄이라는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한국 공급업체들의 수출 손실 규모는 2030년 142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대기업의 탄소중립 계획을 달성하는 12개 주요 신흥·고속성장 시장의 공급업체는 연간 1조6000억달러(약 1783조원)의 수출 기회를 새롭게 얻는다고 봤다.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탄소중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급업체에도 각자의 전환 과정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급업체들은 독자적으로 탄소중립을 시작하기 어려운 만큼 글로벌 대기업 차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필요하고 나아가 정부와 금융권도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