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법안을 연이어 도입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이를 유럽 시장 진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27일 발간한 ‘EU의 ESG 관련 입법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ESG에 대한 기업 의무를 강화하는 정책 수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기관 투자 상품의 지속가능성 정보 공개를 의무화한 ‘지속가능금융공시 규정(SFDR)’, 기업활동의 사회·환경 영향을 비재무제표로 공개하는 ‘비재무정보보고 지침(NFRD)’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정의하고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분류체계 규정’, 기업에 공급망 내 환경·인권보호 관련 현황 실사를 의무화하는 ‘공급망 실사 제도’ 등을 마련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비재무적공시와 공급망의 환경·인권보호 감독에 대한 자체 규정 수립에 나섰다. 공급망 기업의 ESG 정보 추적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대비도 하고 있다.
보고서는 “ESG 규정 준수가 EU 수출 및 EU 기업 공급망 선정의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우리 기업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기업이 ESG 규정을 준수하는 경영활동과 이에 대한 입증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중국에 편중됐던 EU의 공급망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져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빛나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은 “EU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은 ESG 이슈를 규제가 아닌 사업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EU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환경, 유해 물질, 노동 기준 등의 부합 여부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구축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