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기고] 개발협력연대 출범 1년… 정부·기업·학계 등 최적의 협업 사례 발굴돼야

김봉현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김봉현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에 있다.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글로벌화되고, 소비자 의식이 변화되고, 개도국의 빈곤 탈피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 강화되고,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 등 새로운 이슈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함에 따라 기업의 목적과 그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이러한 인식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0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기업들이 경제 활동을 하면서 인권 존중, 노동규칙 준수, 환경보전, 반부패를 지향하도록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를 출범시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 ial Responsibility)’, 그리고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 개념이 일반화되었으며 2010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표준화한 ISO 26000이 제정되었다. 미국 유수의 기업인 코카콜라, 인텔(Intel), 스웨덴의 테트라팩(Tetra Pak) 등은 자신들의 사업 영역 내에서 이윤창출 활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긴밀히 연결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 되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단순히 인도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의 중장기적인 이윤 창출에도 이익이 된다는 인식하에 다국적 기업들의 CSR에 대한 투자가 더욱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최근에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의 해외활동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를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도 하지만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하여, 나아가서 정부의 공적 개발원조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민관협력(PPP: Private Public Partnership)으로 시행하기도 하며 그러한 경우 더 큰 효과를 거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알게 되었다.

외교부는 국가 전체적으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민관협력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작년 8월 반기문 사무총장 방한 시에 개발협력연대(DAK: Devel opment Alliance Korea·이하 다크)를 결성하였다. 다크에는 한국 글로벌 콤팩트, 전경련 등 관련 기업체와 반 총장의 주도로 결성한 유엔 아카데믹임팩트(UN Academic Impact), 한국 대학교육협의회 등 교육계, 국제개발협력학회,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등 시민사회, 그리고 정부(KOICA)를 포함하여 모두 16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의 최대 무상원조 민관협력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참여자들 간의 긴밀한 정보교류와 의사소통, 그리고 창조적인 아이디어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다크의 실제 협업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수원국 정부가 요청하고 코이카(KOICA)가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한 사업에 민간부문이 참여하는 일종의 정부 주도형 방식이 있으며, 반대로 민간 주도형 방식으로 다크에 참여하는 기업, 학계, 시민사회가 사업 아이디어를 코이카에 제안하는 방식이 있다.

외교부는 다크가 단순히 국내적인 협업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민관협력 프로그램인 ‘글로벌 개발연대(GDA: Global Deve lopment Alliance)’, 일본의 자이카(JICA) 등과도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다크는 2012년 9월 서울에서 미국 유에스에이드(USAID)와 공동으로 CSR-PPP 포럼을 개최하였다. 외교부는 이러한 사례들을 더욱 확대하여 앞으로 UN, OECD 그리고 G20 등 각종 국제회의 계기에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하여 연대 기관들을 국제적으로 더욱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개발협력연대가 아직 출범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PPP사업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서 우리 기업들과 학계, 시민사회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개발협력연대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정부는 정부가 가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나아가서 이러한 정보들의 공유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정보공유의 장을 마련하는 중이다. 한편, 기업들과 시민사회, 학계도 각자가 가진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최적의 협업 사례들이 발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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