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청소년 모의투표에서도 범여권 압승, 정의당·여성의당 약진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에 설치된 2020 청소년 모의투표 오프라인투표소에서 투표 참가자 일부와 진행요원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춘천YMCA

 

만 17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4·15 국회의원선거 모의투표’에서도 범여권이 압승했다. 범야권에서는 지역구 당선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모의투표운동본부(이하 ‘모의투표 운동본부’)가 전국 8214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의원선거 모의투표 결과가 16일 공개됐다. 이번 모의투표는 온라인을 통해 사전 신청한 청소년 선거인단이 사전투표일(4월10~11일)과 본 선거일(4월15일)에 현장 투표소 2곳과 청소년 모의투표 웹사이트(www.18vote.or.kr)에서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전국 주요 도시에 투표소를 설치해 현장·온라인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원 춘천시와 전남 순천시 두 곳에서만 현장 투표소를 운영했다.

유효 투표수 100표 이상이 확보돼 지역구 선거 결과를 집계한 곳은 모두 36곳이다. 이 중 실제 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온 곳은 ▲강원 춘천시을 ▲경기 용인시갑 ▲경북 안동시 예천군 ▲경남 거제시 ▲경남 양산시갑 ▲창원시 진해구 ▲창원시 의창구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시 합포구 ▲창원시 성산구 ▲경북 구미시갑 ▲경북 구미시을 ▲부산광역시 사상구 ▲부산광역시 부산진구갑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갑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을 등 17곳이었다. 실제 선거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나왔지만 청소년 모의투표에서는 창원시 성산구에서 정의당 후보가 당선됐고 나머지 16개 지역구에서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뽑혔다.

정당득표율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더불어시민당(35%)과 정의당(14.3%)에 뒤처지며 ‘3등 정당으로 밀려났다. 실제 투표에선 미래한국당이 정당득표율 33.8%를 얻었지만, 청소년 모의투표에선 12%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정의당과 여성의당은 강세를 보였다. 실제 선거에서 정당득표율 0.7% 획득에 그친 여성의당은 모의투표에서 서울·충남·대전·대구에서 더불어시민당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정의당도 인천·경기·세종 등 8개 지역에서 정당득표율 2위를 기록했다.

미래통합당 등 범야권 정당이 선거연령 하향제나 ‘n번방 사태’ 등 청소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나 미온적인 입장을 내놓았던 게 청소년층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줬다는 게 모의투표 운동본부의 분석이다. 한국YMCA 측은  “청소년도 충분히 정책에 대해서 고민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데, 무조건미숙하다거나판단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의원들의 태도를 보며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며 “여성 청소년들의 경우 n번방 사건 등으로 분노해 성폭력 문제에 대해 선명한 입장을 내놓은 여성의당이나 정의당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힌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세 번째로 치러진 이번 모의투표는 중앙선관위가 “청소년 모의선거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무산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YMCA 등 시민사회가 “교사나 학교가 아닌 시민단체가 진행하는 경우엔 합법”이라는 중앙선관위 유권해석을 이끌어내며 예정대로 진행됐다.

모의투표를 이끈 김진곤 시흥YMCA 사무총장은 “이번 투표는 중앙선관위 반대와 코로나 19 여파로 홍보에 차질을 빚어 5만명 이상이 참여하던 지난 모의투표에 비해 참여자가 줄었지만 각 후보자와 공약을 점검하는 청소년들의 열정만은 여느 때 못지않았다”며 “예비 유권자인 청소년들이 투표권 행사를 연습하는 ‘민주시민 교육’인 모의투표에 중앙선관위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의투표에 참여한 김한뫼(18·성수고 2) 학생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모의투표에 참여해보니 정당 별 특성이나 후보자 공약과 정책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걸  걸 깨닫게 됐다”며 “이번 모의투표 참여를 계기로 실제 선거권을 행사할 때는 더욱 꼼꼼하게 정책과 정당을 비교해 의미 있는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모의투표 운동본부 측은 지역구 당선인에게 당선증과 정책 제안서를 보낼 예정이다. 자세한 모의투표 결과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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