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 변호사의 모두의 법] 남북 교류, 사회적경제가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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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변호사의 모두의 법]

내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수개월간의 냉각기를 거쳐 개최된 회담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비핵화 협상에 관한 구체적인 성과가 제시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번 회담 장소로 베트남이 선정된 것에 관심이 쏠린다. 베트남식 경제 개발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고, 베트남 역시도이머이’(베트남 개혁개방 정책) 모델을 전수할 의향을 밝히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로 나아가고 글로벌 투자를 통해 베트남식 개발 성과를 이룬다는 것은 남북한 평화와 성장의 장밋빛 미래로 느껴진다. 그러나 베트남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전형적인 부작용인 빈부 격차, 부정부패, 부동산 폭등, 환경오염 문제를 그대로 북한에 재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북한은 경제 개발에 있어 단번도약전략을 강조한다. 이는 제조업 산업 기반을 뛰어넘어 ICT 기반 지식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는 등 여러 단계를 뛰어넘는 경제 도약 전략이다. 핀테크 기반의 결제 시스템 도입, 은정첨단기술개발구 지정 등 첨단 기술 개발에 공을 기울이고 있고, 법으로도 경제·기술적으로 뒤떨어진 투자의 금지·제한을 규정하고 있다(경제개발구법 제6).

단번도약은 남북한 공동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 교류 협력을 통해 한반도 단번도약의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남북 교류의 파트너로 전통적으로 언급되던 대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술 기반 신성장 기업, 스타트업, 사회적경제 조직이 나서야 할 때다.

사회적경제는 시장 실패, 정부 실패,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경제 체제로, 우리나라에서는 IMF 이후 높아진 실업률과 사회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본격 확산됐다. 북한 개발에 있어서는 위 과정을 반복할 필요가 없으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모델을 곧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회적기업의 제한적 배당과 이익의 사회 환원 구조는 사회주의적 생산관계에 기초한 북한 경제가 글로벌 시장경제로 나오는 완충적 방안이 될 수 있다.

또 사회적경제 주체인 협동조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뒤늦게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됐으나 현재 등록된 협동조합 수는 15000여 개에 이른다. 북한의 경우 헌법에서 생산 수단의 소유 주체로 국가와 사회협동단체를 규정하고(20), 대외 무역 주체로 국가기관, 기업소, 사회협동단체를 규정하는 등(36) 협동단체는 북한 경제 체제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우리 기업이 북한으로 들어가 북한 노동자들을 단순히 저임금 생산 도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공동의 이익에 기반한 투자와 교류를 시도한다면, 북한 주민에게 더욱 빠르게 다가가고 성장이 곧 남북 사회 통합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북한이 과감한 변화를 선택해 비핵화와 4차 산업으로의 단번도약을 추진한다면, 우리 역시 전통적인 남북 교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회적경제, 우리 사회 혁신을 추진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나서 다양한 교류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교류(CVIE), 한반도 성장과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공동기획 |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재단법인 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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