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진실의 방] 제3섹터, 주류(主流)가 되다

강물의 원줄기가 되는 큰 흐름을 주류(主流)라고 합니다. 사상이나 문학의 주된 경향을 얘기할 때도 주류라는 말을 쓰죠.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 다수의 사람이 속한 쪽을 가리킬 때도 주류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반대말은 비주류(非主流).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생각이나 주장, 혹은 집단 내의 소수파를 비주류라고 부르죠.

굳이 따지자면 ‘제3섹터’는 비주류에 가까웠습니다. 주류, 즉 정부(국영)나 기업(민영)을 제외한 나머지가 제3섹터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형태죠. 비영리단체나 공익법인, NPO와 NGO,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소셜벤처 등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다양한 주체가 제3섹터 내에 혼재합니다. 기업에서 CSR을 담당하는 팀, 더나은미래와 같은 공익 전문 매체 기자들까지 제3섹터에 포함시키기도 하죠.

과거 제3섹터의 활동은 각개전투 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각자의 신념과 무기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변방에서 치열하게 싸웠지만, 대중의 관심을 확 끌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분명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장면들에서 놀라운 변화를 느낄 수가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며 자연스럽게 텀블러를 내미는 사람들을 볼 때, 누군가 자신을 채식주의자라고 소개했는데 ‘정말?’이라고 되묻는 사람이 없을 때, 속으로 살짝 놀라곤 했습니다.

환경, 젠더, 노동, 인권 등 제3섹터에서 주로 다뤄왔던 주제들은 더이상 변방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부와 기업 등 주류 세계에서도 제3섹터의 주제들을 중요한 이슈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비주류였던 제3섹터가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주류화’ 현상은 내년에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세상을 더 나은 쪽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공익활동가, 사회혁신가 혹은 체인지메이커라고 부르죠. 더나은미래는 이번 11월호에서 이들에게 좀 더 거창한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선을 위해 행동하는 인류, 호모 악티부스(Activus). 2019년에는 우리 주변에서 더 많은 호모 악티부스를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장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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