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농촌 여성의 역량 개발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해야”

[인터뷰] 2018 여성경제정상회의(W20) 의장 ‘수사나 발보’

주요 20개국(G20) 여성경제정상회의(W20 Summit)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각) 막을 내렸다. W20(Women 20)는 G20 대표들이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정책 제안 플랫폼으로 B20(Business 20), L20(Labor 20), C20(Civil Society 20), Y20(Youth 20), T20(Think Tank 20) 등과 같은 G20 정상회의의 공식 정책 제안 그룹 가운데 하나다. G20 국가의 여성 기업가와 경제단체 구성원, NGO 활동가와 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여성 권리 증진과 양성평등을 목표로 토론을 펼친 뒤 최종 합의문을 도출해 G20 정상회의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2018 W20 행사에서는 금융, 노동, 디지털, 농촌 등 4대 부문에서의 여성 참여 확대를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2018 W20를 이끈 수사나 발보(Susana Balbo) 의장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여성경제정상회의(W20 Summit)에서 의장을 맡은 수사나 발보(Susana Balbo). ⓒW20 아르헨티나 사무국 제공

-올해 W20가 여성의 경제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이슈들은 무엇인가?

“우리는 금융 포용, 노동 포용, 디지털 포용, 농촌 포용이라는 네 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분야에서 정부 정책이 개선된다면 여성의 경제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며,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 같은 이슈들을 국제 사회에 제기하기 위해 W20 아르헨티나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W20 국가들의 경제·정치·사회 환경은 모두 제각각이다. 따라서 모든 국가의 현실과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각국 대표들의 정책 제안들을 모아 합의된 문서로 만드는 과정 역시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올해 W20 아르헨티나에는 총 200여명의 각국 대표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W20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모여 대화와 토론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큰 진전과 성과를 이뤘다. 우리는 각국 대표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G20 정상들에게 제출할 정책 제안 문서를 작성했다. 이 문서가 여성의 경제적 참여에 관한 논의를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W20은 2015년 9월 터키 앙카라에서 공식 출범해 2016년 중국, 2017년 독일에서 차례로 개최됐다. 특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W20 회의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이 참석해 화제가 됐다. 이전에 개최된 W20와 비교해 W20 아르헨티나에서 이뤄낸 특별한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B20, T20 등 모든 공식 정책 제안 그룹들이 두 달 뒤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젠더 이슈’를 중요하게 언급할 예정이다. 이는 W20 아르헨티나가 노력해 이뤄낸 가장 특별한 성과 중 하나다. ‘농촌 여성의 경제 역량 개발’을 올해 W20의 주제로 삼았다는 것도 의미 있다. 이는 역대 W20에서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내용이다.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농촌 지역 여성들의 생활 개선과 역량 개발에 대한 정책 제안을 처음으로 받게 될 것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여성경제정상회의(W20 Summit) 마지막 날인 3일(현지 시각),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참석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W20 아르헨티나 사무국 제공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여성경제정상회의(W20 Summit) 마지막 날(3일) 현장. ⓒW20 아르헨티나 사무국 제공

-2018 G20 정상회의가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열린다. G20들은 젠더 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W20 아르헨티나는 어떤 활동을 통해 젠더 이슈를 증진할 것인가?

“젠더 분야에서 일부 국가들은 최근 몇 년간 많은 성과를 이뤘다. 반면 개선을 위한 논의를 막 시작하는 단계의 국가들도 있다. 젠더 관점에서 동일하게 비교할 수 있는 통계들이 없다는 점도 젠더 주제에 대한 논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는 것도 W20 아르헨티나의 정책 제안 내용에 담겼다. 올해가 지나면 W20 아르헨티나는 내년 의장국인 일본에 국제적 대화의 플랫폼을 넘겨주게 된다. 아르헨티나는 전년도 의장국으로서 일본과 함께 1년 더 각국 대표들과 W20의 토론과 의견 수렴 프로세스에 참여하게 된다. 우리는 젠더 이슈가 G20 정상회의는 물론 G20와 연관된 모든 정책 제안 그룹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여성의 지위와 권한은 어떤 수준인가?

“다른 남미 국가들과 비교하면 아르헨티나는 여성을 보호하는 법적 체계가 잘 갖춰진 편이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실제로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살해) 발생률이 높다는 게 아쉽다. 정치 분야에서 아르헨티나 국회는 여성 쿼터제가 있는 유일한 나라이지만, 대통령 내각이나 정부부처 장관직에서는 고위직 여성이 드물다.”

-멘도자 지역 국회의원이자 아르헨티나 여성 최초로 와인 학위를 받은 사업가로서, 미래의 여성 리더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실패가 ‘좌절’이 되도록 내버려 두지는 말아야 한다. 끊임없이 문제를 개선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돕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돕게 하라. 다른 이들이 주는 관점을 받아들여 당신의 새로운 시각으로 만들어라.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장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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