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이제는 세상이 교실”…교육 분야 ‘비영리스타트업’ 한자리에

2018 제2회 비영리스타트업 네트워킹 포럼

지난달 29일 열린 ‘비영리스타트업 포럼’에서 정두수 꿈이룸학교 사무국장의 발표를 듣는 참가자들. ⓒ서울시NPO지원센터

“교육환경은 이제 학교에서 ‘세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학생은 ‘학습자’로, 교사는 ‘동반자’로, 교육에서의 평가는 ‘자기증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스쿨21(School 21)’,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 ‘꿈이룸학교’ 등 최근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 뉴미디어-예술 대안학교인 ‘꿈이룸학교’ 정두수 기획국장의 말에 70여명 청중의 눈과 귀가 모였다. 이날 열린 행사는 ‘2018 제2회 비영리스타트업 네트워킹 포럼’. 새롭고 대안적인 교육을 만드는 교육 관련 ‘비영리스타트업’의 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영리스타트업은 빠르고 유연한 스타트업의 장점을 겸비하면서, 사회적 가치와 임팩트를 추구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포럼은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주최·주관했다.

행사는 ‘우리는 모두 교사이며, 전 우주가 교실이다’란 표제 아래, 교육 관련 비영리 스타트업 4곳 실무자들의 발표로 꾸려졌다. 꿈이룸학교 정두수 기획국장을 비롯해 대안교육플랫폼 ‘불광대학교’를 운영하는 ‘협동조합가치공유연구소’ 이두영 소장, 스페인 몬드라곤대학의 협동조합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몬드라곤팀아카데미코리아(MTA KOREA)’ 원종호 팀코치, ‘지순협-대안대학’을 운영하는 ‘지식순환협동조합’ 강정석 사무국장 등이다. 비영리사단법인 ‘열린옷장’ 양석원 사외이사가 진행을 맡았다. 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물결을 이끌어가고 있는 네곳을 소개한다.

첫 발표자인 정두수 꿈이룸학교 기획국장은 ‘교육의 뉴 노멀(New Normal)’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교육계의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역량이 요구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 교육자와 Z세대(2004년 이후 출생한 세대) 학습자가 등장하면서, 이제 지식을 얻는 방법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커교육, PBL(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문제기반학습법), 블렌디드 러닝(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장점을 융합한 학습법) 등 교육 방법론이 나오면서 에듀테크(교육시장 문제를 IT로 해결해보려는 시도) 등 혁신을 만들려는 시도들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무크(MOOC)나 미네르바스쿨과 같이 언어와 국적을 초월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두수 꿈이룸학교 사무국장

이두영 협동조합가치공유연구소 소장은 연구소가 운영하는 대안교육플랫폼인 ‘불광대학교’의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문을 연 불광대학교는 누구나 강의를 개설하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은평구 주민이 주 대상이다. 불광대학교에서는 지난 7~8월 두 달간 총 22개 수업이 진행됐다. ‘언론정보 알아볼과’, ‘청년비영리 해볼과’, ‘토론스킬 키워볼과’ 등 학과가 개설되는데, 수강생은 이 중 3개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 학과당 강의는 주 1회 총 4회차(1회 60~90분)로 진행된다. 공공성을 위한 사업인 만큼 수강료는 없다. 대신 보증금(3만원)을 받고, 수업의 70~80%를 이수하면 환급해준다. 오는 10월엔 40여개의 수업이 진행된다.

이어 몬드라곤팀아카데미코리아(MTA KOREA)의 원종호 팀코치가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의 협동조합 교육프로그램(MTA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MTA 프로그램은 ‘Team Learning by Creating’이라는 슬로건처럼 ‘무엇을 만들면서 함께 배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며 “수강생들은 각자의 경험을 통해 서로 배우고, 팀코치는 의미 있는 지식을 새롭게 구성하도록 중간에서 돕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역시 실전 중심이다. 수강생들은 비즈니스를 수행하면서 실전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개선하도록 배운다. 팀으로, 또 개인으로 학습하면서, 협력과 조직 운영에 대한 노하우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강정석 지식순환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지식순환협동조합대안학교(지순협)’의 사례를 소개했다. 지순협은 2014년 ‘자유예술캠프’라는 강좌를 통해 대안교육에 뜻을 모은 이들이 함께 만든 협동조합 형태의 2년제 대안학교다. 강정석 사무국장은 “대학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밖에서 해결책을 만들어보자는데 공감하는 이들이 대안학교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순협은 총 8학기 과정으로, 전공별로 1인당 최대 4~5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한 학기에 최대 10개 강좌가 개설되는데, 6개월 단위로 수강생이 직접 교육과정 개편에 참여할 수도 있다. 강정석 사무국장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삶의 기술과, 공감하고 협력하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키우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공부의 목표”라며 “(이 때문에)시험을 보는 대신 매 학기 ‘학예발표회’를 통해 관심 있는 주제를 발표하고 주위 피드백을 받는다”고 말했다.

발표 이후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패널들. ⓒ서울시NPO지원센터

 

 

[최준영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9기) jychoi20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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