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빅데이터·IoT·드론·AI.. 첨단기술, 사회공헌과 손잡다

국내 BIG 2 통신사 사회공헌 트렌드

‘올해에는 6월 28일에 파종하세요.’

인도 남동부의 안드라프라데시주 농부들은 인공지능(AI)이 알려주는 시기에 맞춰 씨를 뿌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6월 중순쯤 파종했지만 최근엔 기후변화로 기존 파종 시기가 더는 유효하지 않기 때문. 머신러닝 같은 AI 기능이 탑재된 컴퓨터가 해당 지역의 날씨와 토양에 관한 40년 이상의 정보를 분석한 뒤 지역 농부들에게 최적의 파종 시기, 토양 건강, 비료 권장 사항 등 정보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이 첨단기술을 인도 농부들에게 제공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다. MS는 2016년 개발한 AI 프로그램 ‘코타나 인텔리전스 스위트(코타나·Cortana)’를 활용해 개발도상국 농업 시스템을 바꾸는 데 적용했다. AI가 알려준 대로 파종한 결과 평소보다 30~40%가량 수확량이 늘었다.

사진을 누르면 해당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intel 홈페이지

다국적 IT 기업 인텔도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수자원 절약 사회공헌을 시작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 베르데강 인근에서 환경보호단체 ‘네이처 컨서번시(Nature Conservancy)’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데이터 수집장치를 논밭에 설치했다. 베르데강은 인근 피닉스시의 중요한 물 공급원이자 철새와 야생동물의 서식지다. 인텔은 데이터 장치를 통해 획득한 강 주변 농장 토양의 수분 함유량과 날씨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적정량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물이 많이 필요한 옥수수 같은 농작물은 농업용수 공급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적정 규모를 심어 재배하는 식이다. 인텔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0억5990만L의 물을 절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T, 드론·보디캠 등 첨단기술로 경찰·소방관 돕는다

빅데이터, IoT, 드론, AI…. 최근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술을 접목한 사회공헌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SK텔레콤(SKT)·KT 양대 통신사는 기업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SKT는 강원소방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ICT로 각종 재난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보디캠, T 라이브 캐스터 등 ‘공공 안전설루션’을 제공했다. 사진은 보디캠을 몸에 장착한 특수구조단이 보낸 현장 상황을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모습. ⓒSKT

SKT가 주목한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 문제’다. 경찰·소방 시스템이 겪고 있는 만성적 인력 부족 문제를 5G, IoT, 드론, 지능형 CCTV 등 ICT를 활용해 개선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우리나라 소방관과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 수는 각각 1210명과 448명이다. 소방 인력은 일본 820명, 미국 1075명, 경찰 인력은 프랑스 322명, 독일 305명에 비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2015년 기준).

지난해 11월 SKT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강원소방본부에 소방관의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보디캠) 230대, 관제 드론 4대, T라이브 캐스터를 제공했다. T라이브 캐스터는 LTE 이동통신망을 통해 고품질 영상을 실시간 관제할 수 있는 설루션이다. 우현섭 SKT 성장PR팀 매니저는 “강원도는 총면적이 1만6873㎢(2016년 말 기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로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하는 면적이 가장 넓어 출동 시간도 길다”면서 “보디캠과 관제 드론은 소방관의 눈과 발이 되어 재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부족한 인력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디캠은 강원 지역 16개 소방서에 나눠 전달됐으며 T라이브 캐스터는 강원소방본부에, 관제 드론은 강원 특수구조단과 환동해 특수 재난대응단에 2대씩 배치됐다.

강원소방대원이 바디캠을 몸에 차고 있다. ⓒSKT

현장에서의 반응은 어떨까. 신우교 강원소방본부 소방경은 “이전에는 구조 상황을 무전기나 소방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만으로 파악했는데 이동에 한계가 있고 상황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힘들었다”면서 “설루션 제공 이후엔 보디캠과 드론으로 보다 자세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받아 구조 조치를 내리는 데 훨씬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실종자 수색이나 산불 진화 같은 경우 육지에서 실종자와 산불 발원을 찾기가 어렵지만 드론에서 송출되는 공중 영상을 보면 보다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어 지난달에는 대구지방경찰청과 MOU를 맺고, ICT 설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수색용 드론에 장착된 열화상 카메라를 연결하면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환경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거나 용의자의 이동 상황을 확인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KT, 전국 1500여 대 미세 먼지 측정기 설치해 촘촘히 분석한다

KT가 기술을 접목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는 ‘미세 먼지’다. KT는 지난해 9월 100억원을 들여 전국 단위로 공기 질을 측정하는 ‘에어 맵 코리아(Air Map Korea)’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이미 서울과 6대 광역시에 있는 통신용 전봇대, 기지국, 공중전화 부스에 공기 상태 측정 장비 1500여 대를 설치했다. 지름 26㎝, 높이 33㎝의 원통 모양인 공기 측정 장비는 IoT 기술을 적용했다. 1분마다 미세 먼지 농도를 비롯해 소음, 온도, 습도 등 5가지 공기 질 정보를 측정하고 LTE(4세대 이동통신)망으로 경기 과천에 있는 KT관제센터로 전송한다. 관제센터에서는 실시간 정보를 받아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한다.

KT 직원이 미세 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고 있다. KT는 서울과 6대 광역시에 있는 통신용 전봇대, 기지국, 공중전화 부스에 공기 상태 측정 장비 1500여 대를 설치 완료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정보를 빅데이터 분석해 오는 4분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KT

예를 들어 25㎢ 면적인 서울 성북구의 경우 정부의 공기 측정 장비는 1대에 불과하지만, KT 측정 장비는 21대다. 측정 장비의 데이터에 교통량, 유동 인구, 풍속, 지형과 같은 다른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 정확한 정보가 확보되면 미세 먼지 문제의 해법도 도출될 수 있다. 실제 KT는 지난 3~4월 서울시에 구축한 512개 측정 장비로 공기 질을 시험 측정해본 결과 비가 5㎜ 이상 와야 미세 먼지 저감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건물 1층이 고층에 비해 미세 먼지 농도가 높고, 방음벽을 설치하면 미세 먼지 농도를 최대 40% 줄일 수 있다는 것도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KT 임직원이 경기도 과천 ‘KT INS 운용센터’에 위치한 ‘전국 공기질 관제센터’에서 1,500개소의 공기질 관측망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KT

이르면 올해 10월부터 서울과 전국 6대 광역시에 설치한 1500여 대의 공기 상태 측정 장비로 1분마다 미세 먼지 정보를 수집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에어맵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 실장은 “정부 측정기보다 촘촘하게 설치해 지역별 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것이 특징인데, 서울의 경우 미세 먼지 농도 확인이 기존 ‘구’ 단위에서 ‘동’ 단위로 가능해진다”면서 “측정 정보가 축적되면 AI 빅데이터 분석으로 공기 질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어맵 플랫폼에는 미세 먼지를 비롯해 초미세 먼지, 온도, 습도, 소음 등 5가지 항목의 원 데이터를 공개해 다른 기업이나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오픈 소스 형태로 운영된다. 김형욱 실장은 “현재 정부와 KT의 미세 먼지 측정 장비 품질 기준을 협의하고 있는 단계이며 다음 달 정부 결과가 발표되면 미세 먼지 측정 정보 공개 및 후속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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