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화)

[기업 자원봉사 A-Z] ① 한국 자원봉사 참여율은 어떨까?

국내 기업 자원봉사 현황

 

한국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얼마나 될까. 1999년 13%로 집계됐던 자원봉사 참여율은 2007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2007년 12월 7일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을 기점으로 엄청난 해양 오염을 극복하고자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고,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무려 50만명이 동참했다. 재난 극복을 도우려는 성금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자원봉사 참여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자원봉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사회 흐름에 맞춘 보다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주성수 한양대 제3섹터 연구소장은 “최근 대학사회 봉사 프로그램 증대, 기업사회봉사제도 확대, 고령화대책 제도 및 해외봉사 사업 예산 증대 등 다양한 자원봉사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민간 참여율은 향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원봉사자 만족도 12년 만에 최저…이유는?  

비단 자원봉사 참여율뿐만 아니다. 자원봉사자의 만족도도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내가 원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며 자원봉사에 대해 불만족함을 나타낸 이가 2002년 11.5%에서 2014년 40%로 4배 가량 증가했다(행자부 자원봉사 실태조사 2014).

전문가들은 자원봉사 참여율과 만족도 감소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시민사회의 이해 부족과 관련 제도의 실효성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자원봉사 단체가 집중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봉사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존의 관점이 자원봉사의 자율성과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것. 이에 봉사자들이 자신의 욕구에서 비롯된 활동을 통해 보람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둘째는 조직의 관료화, 사업의 관행, 구성원의 업무 의욕 감소 등으로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점이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 자원봉사단체 등 다양한 섹터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려는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미국, 영국 등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위축된 자원봉사 활동을 다양한 혁신 정책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함께 협력하는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해 시너지를 확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임팩트기금, 사회혁신기금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에 민간 기금과 투자를 더하는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섹터간 협력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자원봉사 및 사회공헌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자원봉사센터 협력 늘어…질적 성장 꾀할때

최근 기업과 자원봉사센터간 연계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자원봉사센터는 전국에 총 246개로, 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는 1138만3726명에 달한다. 기업 사회공헌 연계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센터는 모두 116개(81.1%)로, 자원봉사센터 대부분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15년 자원봉사와 기업 사회공헌 현황 조사). 이는 전국 246개 자원봉사센터 중 설문에 응답한 143개 기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된 결과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자원봉사센터가 2015년 사회공헌을 함께 진행한 기업의 수는 평균 9.66개로 나타났다. 기업과 연계를 통해 지역 사회기관에 지원한 현물은 평균 4000만원으로, 이에 대한 자원봉사센터의 지출은 평균 3500만원으로 조사됐다. 기업과 자원봉사센터간 협력 형태로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 및 제공이 42%(60곳), 임직원 자원봉사와 NGO를 연계한 프로그램이 8.4%(12곳), 기업 자원봉사 컨설팅이 5.6%(10곳)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자원봉사센터는 기업 사회공헌과의 연계를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기관 143곳 중 74곳(51.7%)이 센터와 기업 사회공헌 연계가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66개 기관(46.2%)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업 자원봉사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더딘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43개 자원봉사센터 중 기업 연계 프로그램 전담자가 없는 곳이 52.4%(75곳)로 나타났다. 현재 센터내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의 업무 경력도 사회복지분야나 자원봉사 업무 경력이 대부분으로, 기업 사회공헌 실제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자원봉사 및 사회공헌에 대한 교육 필요성도 제기됐다. 자원봉사센터 직원들 중 기업 사회공헌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이 25.2%에 그쳤다. 전체 기관 중 58%가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전문지식이 낮은 편’이라고 응답했고, ‘사회공헌 지식이 거의 없다’고 답한 센터도 12.6%(18곳)에 달해 전반적으로 사회공헌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자원봉사 활동 분야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기업이 자원봉사센터에 의뢰한 활동 분야로는 ‘지역사회(106곳)’와 ‘사회복지(94곳)’ 비중이 높은 반면, ‘의료보건’, ‘교육’, ‘문화예술’, ‘지역 공공단체’, ‘긴급구호’ 등과 관련된 봉사 의뢰를 받은 경우는 25% 미만으로 낮았다.  자원봉사 또한 노인, 아동, 장애인에 집중돼있었다. 기업 특성에 맞춰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 활동을 모색하고, 기업과 자원봉사센터간 연계를 강화해야할 시점이다.
양용희 서울신학대 교수는 “기업내 사회공헌 담당자가 자주 교체되고 임직원 자원봉사 활동의 형식적인 참여가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고, 자원봉사센터는 사회공헌 활동 지원 예산, 전담인력, 업무 매뉴얼 부족 등 전반적인 지원 및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업은 인력과 자원을 활용해 센터를 돕고, 센터는 기업에 적절한 자원봉사 수요처와 파트너를 선정해 임직원 참여를 독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자원봉사 패러다임 전환 필요해

그렇다면 성공적인 자원봉사의 조건은 무엇일까. 많은 학자들은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발맞추는 자원봉사’라고 입을 모은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원봉사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의 니즈가 변화하기 때문. 최근 ‘사회 혁신(Social Innovation)’,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 키워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모델을 개발하고,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확산해,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특히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학계 등 사회의 다양한 조직이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공통의 목표와 성과를 달성하는 협력체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와 동시에 섹터간 협력을 통한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 측정과 평가 역시 중요한 키워드로 꼽힌다.

최근 비영리조직들은 주요 성과와 영향력을 측정 및 평가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빌&멜린다게이츠 재단은 사업의 실행과 변화로 구분된 지표를 통해 성과, 사회적 영향력 등 ‘소셜임팩트’를 측정하고 평가한다. 궁극적인 사회변화를 염두하고 사업을 설계, 실행, 평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국내에도 소셜임팩트를 바탕으로 기업 자원봉사와 사회공헌 성과를 평가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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