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서울시 곳곳 창업空間서 만들어봐요 당신의 꿈

서울 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심층 분석

오는 6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사회적기업가 500명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 문을 연다. 일명 ‘헤이그라운드’. 약 6000㎡(1800평)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다. 정식 입주는 6월부터지만, 2층부터 5층 오피스 공간(10~60인 규모 성장기 법인 대상)은 이미 빈자리가 없다. 헤이그라운드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루트임팩트와 임팩트 투자기관(소셜벤처에 투자하는 회사) HGI가 지난 2년간 잠재 입주사를 미리 찾아다녔고, 이들의 의견도 건축 설계에 반영했기 때문. 사회혁신 기업가를 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 조직 아쇼카, 20개국 앱스토어에서 교육 부문 다운로드 1위를 한 ‘토도수학’ 개발회사 에누마(Enuma),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으로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소셜벤처 마리몬드 등 20여 개 혁신 기업들이 한 둥지에 모인다.
 
입주사 중 한 곳인 지속 가능한 패션 디자인 회사 케이오에이(KOA)의 유동주 대표는 “사회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스타트업들이 모여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훈 루트임팩트 매니저는 “2~5층은 이미 입주사가 확정된 공간이지만, 4월부터 소규모 팀과 개인을 위한 공간(6~7층) 입주 멤버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헤이그라운드의 6~7층은 150명 규모 공간으로 디자이너, 개발자,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등 전문직 프리랜서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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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투자기관·중간 지원 단체… 사회적기업가 위한 인프라 조성 활발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창업 공간이 서울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성동-동대문 권역의대표 공간으로는 지상 4층 규모 카우앤독이 있다. 2014년 오픈한 카우앤독은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재웅씨가 조성한 공간으로, ‘소셜벤처를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를 표방한다. 최대 70인 수용 가능한 1층 공간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형 카페로, 1인 기업이나 초기 소셜 벤처에 적합하다. 2층 공간도 12인 회의실과 50인실 세미나룸을 제외하고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3층에는 임팩트 투자기관 소풍(sopoong)이 입주해 있어 투자사와의 네트워킹도 가능하다. 이은진 카우앤독 매니저는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오픈된 형태라 장벽이 낮은 것이 강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임팩트 투자기관 카이스트창업투자지주(이하 카이스트창투)에서도 카이스트 서울캠퍼스(동대문구 회기동) 내에 공간을 마련했다. 대상은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재학생 및 졸업생, 카이스트창투 투자 후보 및 투자 기업. 총 14팀이 입주 가능한 공간으로 입주사에는 법무, 회계뿐 아니라 사업, 투자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멘토풀’ 프로그램을 지원해준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사회적기업가 등용문으로 불리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서는 창업팀들을 위한 공간을 1년간 지원한다. 서울 시내 대표적인 공간은 양천구 목동에 있는’소셜벤처 인큐베이팅센터’와 고려대 안암캠퍼스에 있는 ‘LG소셜캠퍼스’다. 특히 소셜벤처 인큐베이팅센터를 운영하는 함께일하는재단은 공부의신, 트리플래닛 등 1세대 소셜벤처를 육성했던 기관이다. 유연성 함께일하는재단 책임 매니저는 “27개 프로그램을 통해 소셜벤처를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인큐베이팅 역사가 깊은 만큼 네트워크, 교육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LG소셜캠퍼스는 2015년 LG전자가 5년간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해 무상 임대한 공간으로, 사회적기업을 위한 성장 자금을 지원하는 LG소셜펀드와 연계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뿐 아니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창업팀 후속 지원 공간인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서울 성수동에 마련, 오는 4월 3일부터 운영한다. 최승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창업지원팀 대리는 “사회적기업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이 목표”이며 “6개월 단위로 계약하며 내부 심사를 통해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옛 질병관리본부 부지에 문을 연 ‘서울혁신파크’는 현재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허브로 자리 잡았다. 3만평 부지, 32개 건물 안에 사회 혁신을 꿈꾸는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150여 개가 활동하고 있다. 대규모 단지인 만큼 24시간 사용 가능한 사무실, 회의실, 휴게실 등 다양한 건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입주 단체는 1년마다 재계약을 하되 총 3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다음 입주 모집은 2018년 하반기에 예정돼 있다.
 
서울혁신파크 내에 있는 ‘서울시청년일자리허브’는 청년 사업에 특화된 공간이다. 입주 계약 기간이 기본 1년으로 서울혁신파크보다 짧으며, 폐쇄형 사무실이 아닌 유동적으로 변경 가능한 파티션 형태 공간이다. 청소년 대상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설리번 프로젝트’, 작은 결혼식 기획 회사 ‘비어스’ 등이 현재 입주해 있다.

◇서울시, 업종·대상별 전문 창업 공간 지원에 힘 쏟는다

지난 2일 세운상가의 빈 공간이었던 아세아상가(약 200평 규모, 630㎡) 3층에는 기술·제조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 ‘H창의허브’가 들어섰다. 세운상가 일대를 4차 산업혁명 거점인 ‘메이커 시티’로 만들겠다는 서울시 정책의 일환이다. 5월에는 현재 공사 중인 보행데크(세운~대림상가 구간) 옆 난간 부근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 이름으로 29개 창업 공간도 조성된다. 세운상가 내에는 드론 개발실과 스마트 의료기 개발실 등 제작·창작 시설 21곳, 전시·체험 공간 8곳이 마련돼 있어 기술 기반 사회적기업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씨즈가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에서 세운상가로 자리를 옮겨 주요 공간 운영을 맡는다.

옛 개포외국인학교 부지(약 4800평, 1만6000㎡)에 자리를 잡은 ‘개포디지털혁신파크’는 IT 중심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다. 서울시로부터 5년간 공간 위탁 운영을 맡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지난달 28일 디캠프 개포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특히 4층은 임팩트 투자기관 카이스트창투와 소풍 등 파트너사의 추천을 받은 소셜벤처 공간으로 조성한다. 어린이 안전 통학 전문 소셜벤처 셔틀타요도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안에 문을 연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농식품 전문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 공간으로, 오픈 키친, R&D 키친(시제품 제작 가능) 등 분야에 특화된 시설들이 구비돼 있다. 권용석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보육 매니저는 “가락몰에 위치해 있어 도매 상인들과의 협업도 원활하다”고 말했다. 농부와 도시 구매자를 연결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운영하는 소셜벤처 농사펀드도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대표 입주사다. 현재 40개 기업이 입주하고 있으며, 연중 2회(1월, 7월) 공개 모집한다.

바이오, 로봇, 의료 등 최첨단 기술 분야 사회적기업이라면,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창업성장센터(한국과학기술원 내 위치) 문을 두드려보자. 서울시로부터 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곳은 한국기술벤처재단으로, 기술 창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창업성장센터에서 직접 입주사를 모집하며, 3년간 최대 9000만원까지 기술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로봇 제작 업체 ‘로보케어’ 등 현재 입주한 10개 기업의 2016년 평균 매출액은 14억원. 올해는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등 동북권 11개 대학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 중 전기·전자, 정보통신, 바이오 분야 우수 기업 20곳을 선정해 시제품 제작과 지식재산 등록 등에 필요한 비용을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한편, 창업을 준비 중인 국내 거주 외국인, 이민자, 유학생은 용산전자상가에 있는 ‘서울글로벌창업센터’를 이용하면 약 700평 규모 공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 육성 공간, 코워킹스페이스 활용도 하나의 방법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지원·육성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2013년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창업 공간 ‘디캠프’는 ‘GoD(Game of D.CAMP)’라는 이름의 스타트업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GoD 프로그램에서 선정된 입주사들은 6개월간 무료로 4층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후에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데모데이를 열어 통과된 팀 중 별도 심사를 거쳐 5층 공간을 1년간 무료로 지원한다. 단, 2층은 유료 입주 공간으로 면적당 관리비 및 공간 사용료가 부과된다. 장나영 디캠프 매니저는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투자자, 각종 지원 기관 등이 협업하고 교류하도록 만들어진 복합 창업 생태계 허브”라고 설명했다.

삼성동에 있는 구글캠퍼스 서울의 입주사 공간을 활용하고 싶다면, 별도의 발표와 대면 인터뷰 과정을 밟아야 한다. 입주 요건은 팀원이 8명 이하여야 한다는 것. 그외 제약은 없다. 지난해 12월 입주 경쟁률이 150대1에 달하는 만큼, 구글 브랜드의 힘은 크다. 구글 임직원의 전문 멘토링과 투자자 연결, 교육 프로그램 지원은 덤이다. 입주시 6개월간 무료이며, 재지원이 가능하다.
 
아산나눔재단에서 운영하는 ‘마루180’은 매년 3월과 9월 입주 기업을 모집한다. 법인 설립 5년 이내 기업이어야 하며, 직원 수는 16인 이하여야 한다. 입주 기간은 기본 6개월이나, 최대 1년까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비용은 1인당 월 10만원 정도다. 전송이 아산나눔재단 매니저는 “약 2000억원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이 직·간접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아스피린센터는 대학생 창업 동아리를 연계해 지원하는 것이 강점. 2015년부터 지금까지 80개의 창업 아이디어를 지원했다. 박수연 아스피린센터 총괄팀장은 “올해는 대학생 창업 동아리와 연계해 50개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인 기업이나 초기 단계의 사회적기업이라면, 코워킹 스페이스를 활용하며 동료를 구할 수도 있다. 전 세계 9만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코워킹 스페이스인 ‘위워크’는 지난해 8월 1000여 명이 이용 가능한 강남점 오픈에 이어 지난달 초 을지로점을 오픈했다. 을지로점은 3000여 명을 수용 가능한 규모로, 전 세계 위워크 사무실 중 둘째로 크며 아시아로는 최대다.
 
현대카드가 올해 1월 초 서초동에 오픈한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도 8층부터 12층까지 5개 층을 최대 62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다. 사무 집기는 기본이고, 사무실 청소 서비스, 커피와 생맥주 이용, 무료 세무·법무 상담 서비스 등 혜택도 제공한다. 창업에 편리한 공간이지만 사용료(위워크 1인당 월 35만~48만원, 스튜디오 블랙 54만원 이상)가 부담스럽다면, 북창동에 위치한 스페이스노아(월 5만~10만원)나 동그라미재단이 운영하는 오픈챌린지랩(무료)도 참고할 만하다.
 
김경하·박민영·박혜연 더나은미래 기자 

① 양천-은평권역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② 성북-노원권역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③ 성동-동대문권역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④ 종로-중구-용산권역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⑤ 강남권역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上)
⑥ 강남권역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下)
⑦ 강남-송파권역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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