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기부 그 후] 소녀들의 가슴에 희망이 싹틀 수 있도록

자오나학교_청소녀_미혼모_수업_기부그후_2016

“세상은 소녀들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다는 ‘행동’만 보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이들이 청소녀 미혼모의 현실을 알도록, 그리고 더 많은 청소녀 미혼모들이 희망을 갖고 찾아오도록 알리고 싶었습니다.” (강명옥 자오나학교 교장)

자오나학교는 청소녀 미혼모(22세 미만) 및 위기청소녀를 대상으로 주거 및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국내 최초 대안학교입니다. 청소녀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시선 때문에 지금까지 대외적인 홍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자오나학교는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지하철 광고를 설치하며 처음으로 대중에게 학교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통해 ‘자오나학교’를 알리고, ‘청소녀 미혼모’를 세상과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이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자오나학교_청소녀_미혼모_지하철광고_기부그후_2016

◇ 광고로 맺은 용감한 청소녀 미혼모들과의 인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학교를 알리는 것을 돕겠다며 해피빈 모금에 6244명이 약 1천 만원의 성금을 모아준 것입니다. 덕분에 자오나학교는 연신내역과 혜화역에 설치한 지하철 광고로 학교를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네티즌의 힘으로 게재한 광고는 자오나학교에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임신 6개월인 상희(가명)양은 광고 속 자오나학교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합니다. 그 후 그녀는 직접 부모님을 설득하고 입학 절차 등을 거쳐 학교에 왔습니다. 청소녀 미혼모가 자원해서 직접 학교를 찾아온 건 개교 후 처음이었습니다.

지하철 광고를 덕분에 학교의 존재를 몰랐던 소녀들, 그동안 청소녀 미혼모와 시설에 대해 편견을 갖던 사람들이 주위 청소녀 미혼모들의 손을 잡고 하나 둘 학교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자오나학교_청소녀_미혼모_메시지_응원_기부그후_2016

◇ 소녀들 마음에 꿈을 심는 ‘멘토’ 생기기도

지난겨울, 혜화역 지하철 광고를 보고 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대학원생은 자오나 학교에 재능기부를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유학파인 그녀는 현재 검정고시를 준비 중인 두 학생의 영어 선생님이자, 여학생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형은(가명)양은 학교에 오기 전까진 대인기피증을 앓았고 어른에 대한 불신도 컸습니다. 어둡기만 했던 그녀는 멘토가 생긴 뒤 밝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에 재능을 보이던 형은이는 처음으로 예술가의 꿈도 갖게 됐습니다. 지금 그녀는 꿈을 위해 멘토 선생님과 함께 한예종 입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형은양의 변화를 지켜본 다른 아이들도 저마다 꿈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나눔이 값진 ‘나비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지요. 소중한 인연과 관심어린 애정이 없었더라면 갖지 못했을 희망입니다.

◇ 이제, 더 큰 꿈을 꿉니다

앞으로도 자오나학교는 계속해서 청소녀 미혼모와 위기청소녀를 구제하고 이들의 든든한 보금자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소녀들은 꿈꾸고 싶습니다. 소녀들이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자립할 수 있도록, 세상의 편견 속에서도 마음에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따뜻한 관심을 보내주세요.

 


자오나학교는?

– 자오나학교는 학교밖 청소녀들이 스스로 아이를 키우면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안전한 생활과 교육적 지원을 책임지는 대안학교입니다. 중등과정 2년, 고등과정 2년의 교육과정을 거치며, 모든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은 무료입니다. 학교는 서울 정릉에 있으며, 천주교 ‘원죄없으신 마리아 교육선교 수녀회’가 2014년에 설립했습니다.

글/ 박혜연 청년기자
사진·자료/자오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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