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기부 그 후] 혼자가 된 아이에게 사랑을 선물하다

부모와의 이별, 그리고 갑작스레 찾아온 병

2014년 9월, 태어나면서 태변을 삼킨 준이. 아이는 곧장 인큐베이터로 옮겨졌습니다. 그 사이 준이의 친부모는 아이를 두고 떠났고, 준이는 홀로 생사를 오가며 사투를 벌였습니다.

그런 준이를 사랑으로 품은 건 위탁 가정이었습니다. 따뜻한 위탁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 속에서, 준이는 자신을 입양해 줄 새로운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동방사회복지회_항암치료_(2)
수술 전 입원 당시 준이의 모습./동방사회복지회 제공

하지만 불행은 또다시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2015년 4월, 준이는 갑작스럽게 구토와 함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고, 급히 응급실에 달려가 검사한 결과 작은 신장 한 쪽에서 무수히 많은 암 덩어리들이 발견됐습니다.

곧장 오른쪽 신장을 적출하는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 수 천만 원의 진료비와 수술비 그리고 입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준이와 위탁 어머니를 연결해준 동방사회복지회는 해피빈에 긴급하게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1326명의 사랑이 일궈낸 희망

지성이면 감천일까요. 모금함 개설 보름 만에 목표액 990만 원이 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하루빨리 수술이 이뤄져야 했지만 준이는 감기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위탁 어머니와 의료진 등이 가슴을 태울 때, 1326명의 후원자들은 준이에게 무수한 응원 댓글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리 첫째도 신생아 때 심장 수술했지만 지금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준이도 잘 이겨내고 건강해지길!
아가야, 아줌마도 항암 치료로 투병 중이야. 우리 재발없이 꼭 건강해지자.
사랑한다.

많은 이들의 격려 덕분에 준이는 10시간의 수술을 무사히 버텨냈습니다. 이후 이어진 항암치료는 어찌나 독한지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먹는 것은 물론 잠자는 것까지 쉽지 않았지만, 준이는 자신을 응원하는 이들의 용기에 힘입어 씩씩하게 병마와 싸웠습니다. 마침내 준이는 5개월 간의 항암 치료 끝에 암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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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재활치료 당시 준이의 모습. 오랫동안 누워 있어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늦지만 이제 위탁모의 손을 잡으면 두 발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동방사회복지회 제공

준이가 웃음을 되찾기까지, 해피빈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준이에게 마지막까지 든든한 지원군이 됐습니다. 준이는 100일 동안의 입원 이후에도 진료, 통원치료비 등 치료와 회복에 필요한 모든 비용(1400여만 원 상당)을 지원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의류, 유모차, 붕붕카, 체온계 등 준이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물건들도 선물 받았습니다. 과자 하나, 커피 한 잔 값의 소소한 기부금들이 모여 준이의 삶에 희망을 가져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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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준이에게 보내온 선물들./동방사회복지회 제공

아이들에겐 따뜻한 가족이 필요합니다

처음 위탁 어머니가 준이를 맡으려 했을 때, 힘든 일을 하지 말라며 누구보다 반대했던 그녀의 남편은 이제 준이를 친손자처럼 예뻐합니다. 그는 “50세만 됐어도 준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싶은데 일흔을 바라보고 있어 준이를 또 혼자 두게 할까봐 걱정”이라며 안타까워 합니다. “입양되는 날까지 꼭 제 손으로 준이를 돌봐주고 싶어요. 어서 좋은 부모님을 만나야 할 텐데……”

지난 9월 25일, 준이는 두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해피빈 후원금으로 선물한 옷이 작아졌을 정도로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암 치료와 신장 적출 병력 때문인지, 준이는 새로운 가족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동방사회복지회 이혜란 간사는 “아프거나 아팠던 아기들일수록 이를 보듬어줄 따뜻한 가족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아픈 아기들의 입양을 꺼리는 국내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준이처럼 부모도 없이 힘든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기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동방영아일시보호소에 맡겨진 정원이는 두 살 무렵, 비대해진 고환에서 커다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정원이의 종양이 암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조직검사 결과 난황낭종양(yolk sac tumor , Dottersacktumor)이라는 확진을 받았습니다.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입원해 힘겨운 항암치료를 견디고 있는 정원이. 어린 나이지만 주사를 맞을 때도 입을 꾹 다물고 아픔을 견딜 정도로 씩씩하게 병과 싸우고 있습니다. 정원이에게는 앞으로의 기나긴 치료와 진료를 위한 모금이 절실합니다. 해피빈을 통해 건강을 찾은 준이처럼, 정원이가 하루빨리 암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부로 힘이 되어주세요.

http://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33468/donorList?redirectYN=N&donorType=netizen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회는?…
1971년 세워진 동방사회복지회는 갓 태어난 아기부터 어르신에 이르는 모든 이웃들을 돕고 있는 종합사회복지기관입니다. 특히 국내입양 및 아동복지 발전을 위해 많은 힘을 쓰고 있습니다. 아동 입양, 가정 위탁, 시설 보호 등의 일을 해 나가고 있으며, 장애인/여성/노인 등 우리 사회의 약한 이웃들을 위한 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습니다.

글/ 김리은 더나은미래 청년기자
사진·자료/ http://happylog.naver.com/esws.do?_ga=1.265761865.797249721.147335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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