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맥주를 마시겠습니까

1년에 148.7병.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2013)한 20세 이상 한국인의 맥주 소비량이다. 가구당 한 달 평균 술값은 1만2000원 선(통계청, 2015)으로 200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여름, 우리는 어떤 맥주를 마시며 무더위를 식힐 수 있을까. 윤리적 소비를 위한 비교분석 시리즈,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까칠한 기자들의 ‘공공(公公)연한 수다’ 3편의 주인공은 맥주다. 분석 대상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2위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다.

편집자더나은미래_더나은선택_맥주_하이트진로_오비맥주

최주연디자이너_캐리커처_그래픽_정유진_기자사진_2016
“온통 비공개 정보… 신뢰할 수 있을까”

 
정유진 부편집장: 오비맥주는 글로벌 주류회사 AB인베브가 주식의 100%를 가진 비상장회사라 재무제표 외에는 어떤 정보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데다가 이천·청원·광주에 제조 공장도 있는데 기본적인 환경 및 지배구조 정보를 하나도 볼 수 없으니…. 소비자들이 오비맥주 제품을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을까?

 

 

 

 

최주연디자이너_캐리커처_그래픽_김경하_기자사진_2016
“각자 앉은 자리서 역할 제대로 하길”

김경하 수석기자: 오비맥주가 주주인 AB인베브에 3700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2014년 배당금을 받지 않은 걸 감안해도, 너무 많지 않나. 지난해 당기순이익(2536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바깥 사람’이 배당금 가져가는 건 좋다 치자. 세금은 꼬박꼬박 잘 냈으면 좋겠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당시 대주주였던 외국계 사모펀드가 7100억원 배당을 받고, 유령법인을 이용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 1500억원을 추징당한 전력이 있어서일까. 괜히 유심히 보게 된다. 하이트진로는 주총 시즌마다 사외이사를 ‘내부 사람’으로 채워 논란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조판제 일렉코어 대표이사 역시 하이트진로 전무 출신이다. 투명 경영을 위한 사외이사 제도의 가치가 흐려지는 대목이다. 바깥 사람이든, 안 사람이든 앉은 자리에서 할 역할은 제대로 하길.

 

 

 

최주연디자이너_캐리커처_그래픽_권보람_기자사진_2016
“‘정보공개’로 한발 더 나가야”

 

권보람 기자: 36년간 한강 물을 공짜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오비맥주의 물 사용량은 어느 정도일까. 오비맥주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를 둔 기업으로서 한국 차원의 별도의 목소리를 내긴 어렵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오비맥주의 물 사용료 미납은 이를 제때 징수하지 않은 해당 지자체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물 사용량에 대한 정보 공개가 매년 이뤄졌다면 상황은 달랐을지 모른다. 오비맥주뿐만이 아니다. 하이트진로도 연간 탄소배출량(17만3426t)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뿐 별도의 환경지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녹색제품 인증 취득도 일찌감치 해놓고, 사회공헌 부문에서도 환경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이제는 두 회사 모두 ‘정보공개’로 한발 더 나가길 기대해본다.

 

 

최주연디자이너_캐리커처_그래픽_강미애_기자사진_2016
“사회공헌 경쟁이 성장 이끌길”

 

 

강미애 기자: 오비맥주는 2010년부터 꾸준히 ‘카스 희망의 숲’을 진행하고 있다. 몽골 현지 유통회사인 ‘카스타운’과 함께 몽골 내 판매 금액의 1%를 적립해 2020년까지 15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대규모 환경 개선 프로젝트다. 매년 현지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봉사활동에도 참여한다. 이 덕분인지 몽골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가 ‘카스’다. 사회공헌이 매출에 효자 역할을 한 셈이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부터 사회공헌에 열을 내고 있다. 올해는 전사 차원의 임직원 환경 자원봉사 캠페인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두 기업 간 지속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회공헌 경쟁 구도가 회사와 사회를 성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 바란다.

 

 

 

 

최주연디자이너_캐리커처_그래픽_오민아_기자사진_2016
“협력사 상생 부문 둘 다 나쁘지 않아”

 

오민아 기자: 저성장, 저고용의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많은 기업이 동반성장에서 찾는다. 협력사와의 상생 부문에서는 두 기업 모두 나쁘지 않은 행보다. 오비맥주는 2007년부터 협력 유통사에 직원 및 거래처 관리 등의 컨설팅을 지원하는 경영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10년에는 업계 최초로 중소협력 업체와의 동반성장 다짐대회도 열었다. 하이트진로는 이보다 조금 늦은 2012년 상생협력 선포식을 진행했다. 협력사 우수 직원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임직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복지 부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정보를 꽁꽁 감추고만 있는 오비 맥주를 보며 약간 우려된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