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2016 서울숲마켓⑤] 옥수수로 만든 양말 보셨나요?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양말, 콘삭스 

옥수수로 양말을 만든다? 생소한 제조 공정을 고집하는 소셜 벤처가 있다. 이름하여 ‘콘삭스(cornsox). 옥수수 섬유로 만드는 양말 브랜드다. 이들은 왜 이 일을 할까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의 옷이라도, 만드는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 않아요.”

콘삭스
콘삭스의 양말

콘삭스의 대표 이태성(34)씨는 “왜 옥수수 섬유로 양말을 만드냐”는 질문에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이씨는 아름다고 비싼 옷을 보면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했다. 몇백년 후에도 썩지 않은 화학 섬유 문제는 더 문제다. 그는 “옥수수 양말을 통해 패션 산업이 소재적인 측면이나,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윤리적으로 변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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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삭스의 이태성 대표

콘삭스에서 제작하는 옥수수 양말의 90% 이상은 장애인 작업장에서 만들어진다. 장애를 가진 노동자들의 작업 속도는 비장애인보다 더딘 것이 당연하다.  불량품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장애인 작업장과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는 ‘옳은 방법’이기 때문이라 했다.  “양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자들은 임금이 높아요. 그런데 단순 작업을 하는 노동자는 봉급이 매우 적고 노동 강도가 세요. 이런 일은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노동자가 하는데, 이들이 갑자기 사라지면 공장 입장에서는 되게 곤란해지죠.”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말이다.  통념과는 다르게, 옳은 방법이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콘삭스는 노숙인의 자립을 돕기 위한 ‘Stand Up’ 사업도 진행한다. 소비자가 양말을 구매하면, 노숙인에게도 양말 한 켤레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다. 특히 콘삭스 양말의 포장과 가공에는 노숙인도 참여하고 있다. 근데 왜 굳이 양말을 기부할까. “노숙인 배식봉사를 갔을 때였어요. 노숙자들이 양말을 여러 겹 겹쳐 신었는데 양말이 딱딱하게 굳어서 안 벗겨지는거에요. 그래서 뜨거운 물에 담궈서 살살 떼어냈거든요. 옷이나 신발은 의류함을 통해서 기부가 많아요. 근데 가장 필요한 양말이랑 속옷은 아직 기부가 부족해요.”

옥수수 양말은 그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작 공정에서 장애인, 노숙인 등 사회의 취약 계층과 함게 협업하며 노동에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사회사업가스러운 면모가 다분한 이 대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콘삭스는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길 때까지 계속해서 옥수수 양말을 만들어낼겁니다.”

조예라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5기)

오는 5월 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제2회 ‘서울숲마켓’이 열린다. 소비의 품격을 높여줄 봄날의 축제, 그곳에서 옥수수 양말에 꽂힌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 ‘콘삭스’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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